장로(1)

교회 실무에 들어가서 가장 많이 접촉해야 할 이들은 장로들이다. 이들과의 관계가 목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히 크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목회에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칠게 표현해서 좋은 장로들이 모여 있는 교회에서의 목회는 날개를 다는 격이고, 별로 덕스럽지 못한 장로들이 모인 교회에서의 목회는 진흙 길이다. 목사와 장로의 관계에서 목사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은 전제하고 하는 말이다. 장로와의 관계도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이 각양각색이듯이 목사와 장로의 관계도 그렇다. 친밀할 수도 있고, 거의 원수처럼 지낼 수도 있다. 여기서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를 중심으로 설명할 것이다.

우선 교회에 장로 제도가 필요할까, 하는 질문부터 하자.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다면, 교회에 장로제도는 필요 없다. 이유가 무엇인지를 충분하게 제시하려면 신학 석사학위 논문을 쓸 정도의 수고가 필요하다. 캘빈이 제네바에서 실현하려고 했던 장로제도로부터 시작해서 오늘 한국교회의 장로제도에 이르는 전체 역사를 탐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뿐 만이겠는가. 신약성서에 나오는 장로 및 감독 제도와 오늘의 장로제도를 비교해야 한다. 오늘 한국에서는 개혁주의 교회만이 아니라 모든 교파가 장로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세계교회의 형편은 또 어떤지도 살펴야 한다. 그런 데까지 우리의 손길이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목사공부>는 학문적인 글이나 보고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수필 형식으로 정리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내 생각을 밀고나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