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59)

조회 수 1902 추천 수 0 2014.06.16 23:47:57

 

앞에서 헌금의 당위를 두 가지로 짚었다. 하나는 교회 공동체의 재정 활동에 실존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배금주의에 대한 저항의 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제 한 가지만 더 짚자. 이것은 좀더 원초적인 영성에 속한 것이다

 

헌금은 자신을 하나님께 바치는 행위다. 수단은 돈이지만 본질은 자기 자신이다. 구약의 제사 행위가 그 뿌리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여러 가지의 제사를 드렸다. 그럴 때마다 제물도 바쳐진다. 경우에 따라서 소나 양이나 비둘기를, 또는 곡식을 바친다. 동물을 잡아서 피를 제단에 뿌리기도 하고, 동물의 내장을 태우면서 연기를 피우기도 한다. 동물을 잡는 이유는 죄의 용서에 있다. 하나님께 죄의 용서를 받기 위해서 자기의 생명을 바치는 심정으로 동물의 잡아서 바쳤다. 매우 복잡한 제사 규정이 레위기 등에 자세하게 나온다

 

신약의 교회는 이런 구약의 제사 전통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예수님을 통해서 제사 행위가 완결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사를 드리는 예루살렘 성전은 물론이고, 동물을 잡아 피를 뿌리거나 태우는 의식도 필요 없게 되었다. 대신 기독교 고유의 예배가 종교의식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구약의 제물과는 다른 차원으로 헌금 행위도 도입되었다. 구약의 제물은 속죄의 의미지만, 우리의 헌금은 감사 및 헌신의 의미이다.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의 헌금이 언제 정확하게 자리를 잡았는지는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구약의 제물 전통이 신약의 예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양쪽 모두 하나님께 자신을 바친다는 의미는 동일하다.

 

현대인들은 철저하게 자기 계발과 자기 성취에 묶여 있어서 하나님께 자신을 바친다는 말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다. 헌금을 바치면 복 받아서 취직, 결혼, 건강이 보장된다는 말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목사는 현대인들의 이런 의식구조를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거기에 타협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단지 헌금 여부에 관계된 것만이 아니라 영성의 중심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근본적으로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사는 것이 기독교인에게 가장 중요한 삶이 아니겠는가.

 

위에서 제시한 헌금의 당위성에 대한 세 가지를 거꾸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헌금은 하나님께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거룩한 행위다. 2) 헌금은 배금주의라는 시대정신을 향한 과감한 저항이다. 3) 헌금은 기독교 신앙 경험의 실존적 참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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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문전옥답

2014.06.17 08:15:36

현대들은=>현대인들은

결국 헌금 행위는 생명의 원천에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다른 모든 기독교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라고 봐도 될지요. 지난주 말씀에 은사들이 성령 안에서 동일한 것처럼요.
그동안 헌금 하면 축복과 저주라는 키워드에 막혀 있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은 이런 말씀을 전하는 목사님들은 나 지금 하나님의 말씀을 이야기한다. 여기 성경에 저주 받는다고 분명히 써 있지?라는 식의 설교를 하죠.
잘 모르면서도 그런 설교가 불편했던게 한편으로는 감사하네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다비아를 알 수도 없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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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6.17 11:44:35

오자 확인, 고맙습니다.

성경 운운하면서 저주받는다고 말한 목사님은

마지막 심판 때 책임을 져야겠지요.

그의 말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신자들이

영적으로 불안감에 빠졌는지에 대한 책임이요.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만이

진리를 듣고 공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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