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39)

조회 수 1899 추천 수 0 2014.05.23 22:54:51

 

다음은 사죄기도다. 사죄기도는 하나님의 용서를 바라는 기도다. 정통 기독교는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를 막론하고 예배 시간에 사죄기도를 드린다. 어떤 종파는 자신의 가슴을 세 번 두드리면서 ‘내 탓이오.’라고 세 번 소리를 낸다.

 

소위 구원파에 속한 사람들은 사죄기도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들의 논리는 분명하다. 구원받은 사람은 이미 모든 죄로부터 용서를 받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사죄기도를 드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죄기도를 드리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본다. 그들이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건 아니다. 기독교의 구원을 실증의 차원에서 받아들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사죄기도 무용론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뿐이다.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은 한 번의 사죄를 통해서 의롭다고 인정받는 사건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과정까지 포함되는 개념이다. 구원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의 차원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할까? 또는 하나님께 가까이 갔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는 무엇인가? 자신의 실존이 죄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빛이다. 그 빛에 가까이 간 사람은 자신의 삶이 죄와 죽음을 가리키는 어둠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 사실에 놀란다. 그러니 우리가 예배 때마다 사죄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사죄 사죄기도는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진행된다. 사죄 공동기도, 사죄 개인기도, 사죄 선포, 평화의 인사가 그것이다. 사죄 공동기도는 목사와 회중이 교독의 방식으로 드린다. 그 내용은 내가 매 주일 쓴다. 공동기도처럼 일 년치의 사죄기도문을 써두긴 했지만 매 주일 조금씩 가다듬는다. 사회적 이슈가 이런 사죄기도에 들어올 수도 있다. 사죄 개인기도는 예배에 참여한 회중들 각자가 자신의 개인적인 잘못을 침묵으로 고백하는 시간이다. 대략 30초가량의 침묵 시간이 이어진다. 그 뒤로 목사는 사죄를 선포한다. 목사가 사죄의 권한이나 능력이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이것은 일종의 종교적 세리모니다. 마지막으로 예전 문구에 따라서 목사와 회중이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이어서 회중들끼리 평화의 인사를 나눈다. 용서받은 기쁨을 아는 사람들이 평화의 인사를 나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죽음 이후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는 다시 이런 인사를 나누게 될 것이다. 혹시 그곳은 늘 평화가 가득할 테니 굳이 평화의 인사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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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굶주린 늑대 

2014.05.23 23:19:43

처음 예전예배를 알게된 후 사죄 개인기도를 드릴때면
한주간의 개인적인 잘못이나 다른 이에게 악감정을 품은 일 등 다양한 내용이었었는데

언제부턴가 '하나님을 잊어버린 순간순간'에 대한 것에만 치우치고 있습니다.

혼자 집에서 기도할때 이전처럼 회개기도를 드리지만

예배 중 사죄기도 중에는 일상의 회개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상언어로 사용하는 죄가 하나님 앞에서의 죄가 아님은 알지만
이런 것에 너무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때로 고민되기도 합니다.


예배 중 사죄 개인기도 내용과 일상에서의 회개기도 내용이 너무 차이가 나면 문제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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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5.24 14:44:16

일상적 잘못과 하나님 망각이 결국은 같은 겁니다.

일상의 잘못이 하나님 망각의 결과이긴 하나

원인과 결과가 하나로 묶여 있으니

그걸 너무 구분해서 생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예배 중 사죄 개인기도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가는 게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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