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아신조는커녕 사도신경마저 예배 순서로 받아들이지 않는 교파가 있다. 대표적으로 침례교회다. 모든 침례교회가 받아들이지 않는 건 아니다. 개중에 받아들이는 교회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보는 게 옳다.

그들의 입장에도 일리는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두 가지만 말하겠다. 첫째, 사도신경은 신약성서에 그 역사적 기원을 두고 있는 게 아니다. 둘째, 사도신경은 로마교회의 전통이다. 로마교회로부터 갈라져 나오는 개신교회는 사도신경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이들의 이런 입장은 그들의 독특한 신앙에 근거한다. 이들은 종교개혁의 흐름 중에서 가장 좌파에 속한다. 성공회와 루터교회는 우파에 속하며, 칼빈은 중간쯤에 해당된다. 이런 분류는 로마가톨릭과의 관계 설정에 근거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제도로서의 교회에 대한 입장에 근거한 것이다. 침례교회 유의 교회는 보이는 교회 제도에 별로 비중을 두지 않고 개별 신자들의 신앙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로마가톨릭교회가 보이는 교황중심의 성직자 제도에 환멸을 느꼈다는 데에 있다.

로마가톨릭교회가 성직자 중심의 교회라고 한다면 침례교회는 회중 중심의 교회다.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의 권위는 절대적이지만 침례교회에서 목사는 여러 신자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로마가톨릭의 교회론과 정반대되는 교회론을 따른다고 보면 된다. 이런 침례교회가 미국의 주류다. 장로교회가 주류인 우리나라 기독교 판도와는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