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17)

조회 수 2271 추천 수 0 2014.04.28 23:21:53

 

한국교회 목회 현실에서 목사가 신학공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 않다. 일단 교회 구성원들이 그걸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담임 목사가 서재에 앉아서 공부하는 걸 쉬는 걸로 안다. 그것보다는 기도, 심방, 전도를 열심히 해서 교회 성장에 견인차 노릇 해주기를 바란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신학은 신앙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하나의 이유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신학은 신앙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한국교회에 팽배하다.

 

신학대학교 예배에는 설교자들이 종종 외부에서 초청된다. 그들은 대다수가 목회에 성공한 목사들이다. 예외는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설파하면서 신학생들에게 신학 무용론을 직간접적으로 설파한다. 목회 현장에 신학이 필요 없다는 논리다. 신학생들의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중대형 교회 목사들의 이런 주장들이 신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불을 보듯 분명하다.

 

신학공부가 신앙성장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거나, 더 나가서 방해가 된다는 주장은 기독교의 역사를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기독교에 관계된 모든 것은 신학을 그 바탕으로 한다. 성경만 해도 그렇다. 성경을 기록한 사람은 모두가 다 신학자다. 신학적인 능력이 없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경험할 수도 없고, 그것을 언어화, 또는 문자화할 수 없다. 사도신경도 신학자들에 의해서 문서화되었다. 신약공동체에서 만들어진 문서들 중에서 27권을 묶어 정경으로 결정한 사람들도 신학자들이다. 기독교 교리도 역시 신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신학적으로 사유할 줄 모르는 사람은 기독교의 깊이로 들어갈 수 없다. 좀 과하게 말해서, 신학이 없으면 신앙도 없다.

 

한국교회에 신학무용론이 팽배하다는 말은 곧 목사들이 기독교를 모른 채 복음을 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 신자들은 그 사태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목사들이 늘 성경 이야기를 하고, 신앙적인 용어를 잘 구사하고, 간혹 신학적인 개념을 말할 줄 아니까 기독교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건 착각이다. 잘 아는 목사는 드물다. 대부분은 대충 안다. 평신도들보다 더 모르는 목사들도, 또는 아예 잘못 알고 있는 목사들도 없지 않다. 마 15:14절을 기억해두는 게 좋다. “그냥 두라.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레벨:12]삶의 과제

2014.04.29 00:53:12

목사님 연재하고 계시는 목사공부가
저에게는 과학공부로 들립니다.
과학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초과학을 신학으로 빗대자면
응용기술을 목회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이 원하고 시대가 원하는 기술은 밖으로 나타나고 인정받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기초라는 기본이 있기에 가능한데...
지금의 사회에서는 그 설 자리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응용기술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초가 무시된 응용에 휩쓸리는 현상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작금의 사회 현상들도 기본을 무시하는 사회적 관념들이
모여서 그런 건 아닌 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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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4.29 22:53:29

기초를 단단히 세우는 사회,

그런 교회가 되도록 애써봅시다.

[레벨:4]벅수

2014.04.29 11:11:32

목사님께서 말하는 신학공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지식의 홍수에 쌓여있다. 너무도 많은 기독교 서적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물론 그 책들에서 배울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러한 책들을 읽는 다고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가 발전할까?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지 않는 한 그것들은 진리와 전혀 관계없는 자신을 세상에서 내 세울수 있는 도구에 불과하다.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대표들의 조건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지식들을 많이 가진 자들은 믿음의 대표자들과 대척점에 있던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식은 세상에서의 힘이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지식인들은 사회의 기득권에 속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리를 추구하는 영성이 아닐까 한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들에게 진리를 추구하는 영성을 주셨고, 동시에 세상에서 말하는 욕구도 함께 주셨다고 봅니다. 여기서 신학공부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진리 추구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적인 신학공부는 모든 기독교인들의 의무라고 봅니다. 목사의 직분은 교인들의 진리추구를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운동에서 코치가 되는 것은 선수들 보다 운동를 잘 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이 잘 하게 도와 주는 것을 다른이들 보다 잘하기 때문에 코치가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에게는 필요 없는 많은 지식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것들이 세상에서 말하는 목사공부가 아닐까 봅니다. 목사가 교인들보다 하나님과 가까와서가 아니라 교인들이 하나님께 가까이 가게 하는데 있어서 다른이들 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목사이어야 되는 것입니다.  교인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오직 진리를 추구하고 목사의 역할은 그것에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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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4.29 22:54:53

벅수님의 보충 설명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지식으로서의 신학이라기보다는

진리를 향한 신학공부가 되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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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문전옥답

2014.04.29 19:11:06

신학대학교 중에는 그 학교를 졸업해도 학위로 인정 해 주지 않는 비인가 학교도 많고

대학원에 가서도 연구생? 연구원? 등등 이상한 방식으로 학업을 이수하고

목회를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이럴 경우 신학적인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것 아닌지요?

또한 신학교의 이런 제도가 장사의 수단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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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4.29 22:56:53

노골적으로 말씀하시는군요.

신학교도 장사 하는 집이 되곤 합니다.

자본주의가 지금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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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문전옥답

2014.04.29 23:14:43

신학교 근처에도 안가봤는데

들은 풍월에 그런 제도가 별로 좋아보이지 않아서

주제넘게 댓글 남겼습니다.

좋은 학위를 갖고 있어야 꼭 좋은 목사라는 말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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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14.04.30 18:40:48

세번째 단락에서 오자입니다.

경정 >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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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4.30 23:44:58

오자를 잡아주신 분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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