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19)

조회 수 1928 추천 수 0 2014.04.30 23:29:25

 

모든 공부에 때가 있듯이 신학공부에도 때가 있다. 그 때를 놓치면 따라잡기가 더 힘들다. <논어> 학이편에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그 뜻은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인데, 도올 선생이 ‘때에 맞추어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로 새롭게 번역했다고 한다. 배우고 익히는 데도 때가 있다는 뜻이니, 적합한 해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학공부의 가장 귀중한 때는 나이로 이십 대 초반이나 중반인 신학생 시절이다. 이 시절에 신학적인 토대가 잡히면 세월이 갈수록 신학의 깊이가 깊어지겠지만, 그 시절을 그냥 보내면 신학과는 평생 담을 쌓고 보낼 가능성이 높다.

 

신학생들도 여러 유형이 있다. 공부에 수고를 아끼지 않는 학생들도 있고, 공부와 담을 쌓고 어영부영 신학생 시절을 보내는 학생들도 있고, 학점을 괜찮게 받을 정도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나의 경우도 대충 공부하는 쪽이었다. 신학공부가 절실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교회 활동이 더 절실했다. 지나놓고 보니 후회막급이다. 내가 신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 강조하는 이야기가 이것이다. 신학교를 다닐 때만은 교회 일을 가능한대로 적게 하고 신학공부에 매진하라고 말이다.

 

목회를 전업으로 하면서 신학석사나 박사 과정을 겸하는 목사들도 제법 된다. 요즘은 교회 구성원들의 학력 수준이 옛날과 달리 높아서 목사들의 학력도 어느 정도 요구된다. 현실적으로 보면 담임 목사로 청빙을 받게 될 경우에 석사나 박사 학위가 일종의 스펙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공부의 수준이다. 한 학기에 9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전업 목회자가 공식적으로 쉬는 월요일에 모든 강의가 몰려 있다. 하루에 3학점짜리 강의 세 과목을 듣는다고 생각해보라.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수업 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수업 내용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도 안면이 있어서 교수들은 웬만해서는 학점을 날리지 않는다. 학생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붙들어 두는 게 학교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강의를 깐깐하게 진행하고 학점도 엄격하게 처리하는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비호감이다. 안타깝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신학의 공교육은 부실하다. 물론 일반 대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레벨:7]삐쭉이

2014.05.01 16:12:32

모임(교회)가 개인에서 우리 혹은 관계성을 통한 하나님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지만 포플리즘으로 인한 신앙의 질적저하와 하나님과의 관계성을 잃게될 위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균형(중용)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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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5.01 23:27:14

사람 관계와 하나님 관계의 균형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예민한 영성을 필요로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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