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셸(8)

조회 수 2100 추천 수 0 2014.03.01 23:46:52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속에 개입하시도록 그분의 뜻이 우리의 문제들 속에 나타나시도록 초대하는 것이다. 기도는 우리의 의지 속에 그분을 향한 창문을 여는 것이며, 그분이 우리 영혼의 주님이 되시도록 만드는 노력이다. 우리는 우리의 이해관계를 그분의 관심에 복종시키며, 궁극적으로 옳은 것과 연합하도록 추구한다. 우리가 거룩하신 분께 다가가는 것은 침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답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새벽과 죽음의 문 사이에서 우리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데, 그 속에서 진리가 속삭이는 소리가 나온다. 그 소리는 너무나 고요하지만 간곡히 타이르며 끈덕지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두려움과 변덕에 귀를 기울일 뿐 하나님의 부드러운 청원에는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우주의 주님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기를 간청하시지만 사람들은 그분과의 관계를 깨닫지 못한다. 우리로 하여금 우리를 위한 이런 간청에 응답하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의 가슴에서 허접한 것들, 편견들과 야심들을 벗어던지고, 어리석은 속임수들을 산산조각 내어버리고, 공허한 자기의존을 깨어버리는 일이다. (78)

 

헤셸의 글을 읽다보면 기도하기가 두려워질지 모르겠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도 행태와 다른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기도는 요청이 아니라 오히려 대답에 가깝다. 우리가 하나님께 가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오시는 하나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말을 거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말을 거시는 하나님께 대답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기도는 철없는 아이들의 억지와 비슷하게 받아들여졌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매달려 기도하라는 식이다. 그건 기도가 아니라 심리학이다. 그건 영성이 아니라 힐링이다. 그런 식의 기도로는 평생 기도해도 그의 영혼이 성숙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자기 확, 자기 만족, 자기 연민이지 하나님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어떤 사태인지 모르기에 오늘도 교회는 기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기에 바쁘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간청에 응답하는 게 기도라는 차원을 아는 사람은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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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14.03.02 22:41:07

주옥같은 말씀들이네요...

 

우리의 변덕에 귀 기울이지 않고

하나님의 청원에 귀를 기울이는 것.

하나님의 간청에 응답하는 것.

 

우리 자신의 편견과 아집을 내려놓고

거짓 자아의 속임수를 알아차리고

공허한 자기 의존을 깨어버리는 일...!

 

이런 깊은 기도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기를

 기도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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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3.03 23:39:42

하나님께서 자유혼 님의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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