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셸(12)

조회 수 2211 추천 수 0 2014.03.06 23:07:17

 

하나님을 가리키는 개념들은 사람의 의식(意識) 범위를 넘어선다. 그분을 말하는 언어들은 영혼의 능력을 넘어서며, 영혼의 능력을 넘고 또 넘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강한 헌신을 요구한다.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위험한 일로서 의식 자체를 넘어서는 힘이다. 그분을 말하는 것은 거의 자신 밖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기도하는 사람들은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얼마나 진지한 행동인지를 안다. 왜냐하면 기도의 언어는 도구가 아니라 그 언어가 가리키는 대상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언어가 정신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93)

 

구약시대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고 한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기 때문이다. 거룩하다는 말은 세속의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대상과 일치가 된다는 뜻이기에, 또는 대상에 자기를 완전히 맡긴다는 뜻이기에 하나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세상을 초월한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고대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지 못하고 라고 불렀다. ‘그분을 말하는 것은 거의 자신 밖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하는 헤셸의 말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의 기도 영성은 실로 깊다. 깊다 못해 신비롭다. 이에 비해 한국교회 신자들의 기도는 너무 실용적이다. 헤셸이 문제 삼고 있는 도구화에 머문다.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런 태도로는 아무리 기도를 통해서 뜨거운 경험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기 심취이지 참된 기도라고 할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도 그런 기도는 이방인들의 중언부언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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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문전옥답

2014.03.07 08:47:06

목사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실용적인 기도만 드렸고 또 그렇게 하는 건줄 알았습니다.

당장 눈 앞에 닥친 문제만을 위해 기도했고

그러다보니 기도가 제가 바라는 것들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네요.

의식 밖 존재로서 경험하는 하나님을  생각하자니 아득해지고

어떻게 기도를 드려야할지 감이 안잡힙니다. 훈련이 안된 증거겠지요.

훌륭한 영성가의 기도를 많이 읽고 배우라고 하셨는데

좋은 기도문들을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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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3.07 23:22:01

예, 실용적인 기도는 간구인데,

그런 기도를 드리면 큰일 나는 건 아니구요.

비중으로 볼 때 그런 건 좀 가볍게 가고

하나님과의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되겠지요.

좋은 기도문은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어거스틴의 기도문

루터의 기도문...

이렇게 치면 됩니다.

거기서 또 연결되어 다른 분들의 기도문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기도문을 찾으면 다비아에도 올려주세요.

[레벨:2]tulip

2014.03.07 17:13:56

이글을 읽다가 문득 저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에 대한 신비의 경험이 깊지 못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신앙을 하나님과의 존재적 합일을 통한 새로운 삶이 아닌 구원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뒤돌아갈 수 없는 현실의 벽,  순간순간을 하나님의 기도로 채우지 못하는 여유를 잃어버린 세상의 구조에 대하여  거부하며 삶을 향유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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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4.03.07 23:25:12

튤립 님,

기도의 영성을 확보하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오늘처럼 세상이 온통 스펙과 정보로만 작동될 때는

기독교인들도 그런데서 벗어나기가 어렵지요.

억지로는 안 되니

귀 있는 자나 들으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이 도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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