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셸(17)

조회 수 1776 추천 수 0 2014.03.12 23:07:49

 

혼자서 기도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전통은 우리가 공동체와 더불어 공동체의 일부로서 기도할 것을 가르친다. 개인적인 예배보다는 공중예배가 좋다. 여기서 우리는 기도의 양극단에 직면한다. 개인적인 예배와 공중예배는 영원히 결합되어 있어서 그 둘은 서로의 존재에 의존하고 있다. 그 둘의 영적인 공생을 무시하는 것은 그 둘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우리의 기도하는 능력이 공동체와 전통 덕택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어떻게 망각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기도하는 방법을 배운 것은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며,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공동체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낭독자에 의해 기도로 나아간다. 그가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탄원하며, 울부짖고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며, 노래하는가를 들을 때 우리는 기도를 향해 나아간다.

진정한 기도를 가슴에 품고 있지만 오늘날 공중예배의 메마름 때문에 예배 처소에서 밀려난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사적인 기도가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진실은 사적인 기도라는 것이 공중기도를 통해 그 영감을 받지 못한다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점이다. 속세를 떠나는 길, 개인구원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길, 공동체로부터 소외된 경건은 불신앙의 행동이다. (115)

 

헤셸은 과격하게 표현했다. 혼자서 기도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이다. 왜냐하면 사적인 기도가 공중기도를 통해서 영감을 받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기때문이다. 아무리 개인적인 영성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공동체와 분리되면 언젠가는,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병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신앙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에서 시작되었고, 신앙의 내용도 공동체 안에서 형성되었다. 교회공동체 밖에서는 기독교 신앙 자체가 성립되지 못한다. 오늘 기독교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 안타까운 현상이다. 그 이유가 어디 있든지 본인에게 불행한 일이다. 단순히 정통교회로부터 소외받는다는 차원만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로부터 멀어진다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어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소위 산기도 모임은 될 수 있는 대로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 산에서 기도하는 것 자체가 큰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다.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기도하는 것은 좋다. 수도원에 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볼 때 산기도 모임에서 나타나는 기도행태는 대부분 사적인 기도로 떨어진다. 기도의 공공성 회복, 이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급선무다.


[레벨:12]삶의 과제

2014.03.13 20:16:08

오늘의 묵상은
공동체 예배 속에서 보다 깊은 개인적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건 조금 빗나간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인간(人間)이라는 속성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지만 개개의 인격(차별성)을 가진 존재......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4.03.13 22:13:50

그렇습니다.

공동체와 더불어 가는 거지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우리는 공동체의 지체로 머물러 있어야지요.

혼자, 그러나 더불어,

또는 더불어, 그러나 혼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344 목사공부(2) [2] 2014-04-13 2609
3343 목사공부(1) [1] 2014-04-12 2383
3342 <목사공부>를 시작하며... [4] 2014-04-11 2657
3341 헤셸(42) [2] 2014-04-10 1937
3340 헤셸(41) 2014-04-09 1432
3339 헤셸(40) [3] 2014-04-08 1706
3338 헤셸(39) 2014-04-07 1448
3337 헤셸(38) [4] 2014-04-05 1780
3336 헤셸(37) 2014-04-04 1401
3335 헤셸(36) [2] 2014-04-03 1787
3334 헤셸(35) [2] 2014-04-02 1497
3333 헤셸(34) [2] 2014-04-01 1849
3332 헤셸(33) 2014-03-31 1532
3331 헤셸(32) [8] 2014-03-29 1955
3330 헤셸(31) [2] 2014-03-28 1676
3329 헤셸(30) [5] 2014-03-27 1849
3328 헤셸(29) [1] 2014-03-26 1770
3327 헤셸(28) [7] 2014-03-25 1850
3326 헤셸(27) [4] 2014-03-24 1876
3325 헤셸(26) [2] 2014-03-22 1860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