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셸(37)

조회 수 1403 추천 수 0 2014.04.04 23:01:29

윤리학의 위기는 그 뿌리가 형식주의에 있으며, 선의 본질이 선한 의도에 있다는 견해에 있다. 현대인은 선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면서 절망했다. 선한 의도라는 이름으로 악이 창궐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런 교리가 본질적인 이단이다. 유대교의 운명은 인간 행위의 절대적인 연관성이라는 사실과 함께 한다. 우리는 심지어 하나님께도 행위가 기인하는 것으로 돌린다. 하나님을 모방하는 것은 행위 안에 있다. 행위는 거룩함의 원천이다. (206쪽)

 

위 글은 앞의 글을 읽어야 좀더 생생하게 이해될 수 있다. 헤셸은 앞에서 바울과 루터와 바르트가 말하는 믿음 절대주의를 짚었다. 유대교 랍비가 바울과 루터와 바르트를 짚으면서 결국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궁금하게 생각하면서 이 대목을 읽었다. 헤셸은 바울과 루터가 윤리학을 위기에 빠뜨린 인물이라고 본다. 칸트도 언급하지만, 그건 그가 잘못 본 것 같다. 칸트는 정언명령으로서의 윤리를 강조한 학자이기에 오히려 윤리학을 세운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어쨌든지 헤셸은 철저하게 인간행위, 실제적인 삶을 강조한다. 그걸 조금이라도 약화시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비판을 가한다. 위에서 인용한 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바울과 루터와 바르트는 그의 눈에 이단이다. 여기서 이단이라는 단어가 무조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게 헤셸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바울과 루터와 바르트는 인간행위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한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 한계는 헤셸도 인정하는 것이다. 바르트가 히틀러의 나치즘과 어떻게 투쟁했는지를 알면 그의 판단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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