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4)

 

 

예수는 어머니 마리아에게 내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표현은 일종의 선문답처럼 들린다. 잔치 집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과 예수의 때 사이에는 아무 상관이 없으니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예수는 자신이 본격적으로 메시아로서의 활동을 시작해도 좋을만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아직은 그런 때가 오지 않았으니 공개적인 자리에 나설 수는 없었을 것이다.

유대인들의 신앙에서 는 핵심 개념에 속한다. 하나님의 때를 그들은 기다렸다. 세상이 혼탁해질 때 소수자로 남은 이들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면서 그 세상을 견뎠다. 이런 신앙은 두 가지 관점을 필요로 한다. 하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보는 관점이다. 세상은 사람들이 예상하거나 기대하는 것과 다르게 돌아간다. 예상과 기대에 부응하는 경우도 있으나 결정적인 대목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섭리, 또는 통치하신다는 증거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다.

다른 하나는 시간과 역사를 심층적으로 보는 관점이다. 신학은 시간을 두 단어로 설명한다. 하나는 크로노스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다. 크로노스는 연대기적인 역사를 가리키며, 카이로스는 신앙적인 역사를 가리킨다. 성경에 나오는 때, 즉 시간과 역사는 당연히 크로노스다. 이런 시간 이해가 현대 물리학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현대 물리학은 더 이상 시간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때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살아간다. 이런 말이 모호하거나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걸 극복해야한다. 자신의 인생이 밖에서 주어지는 것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면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때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것에 대한 시각이 열리면 예수처럼 내 때가 되었는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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