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 021, 2:16

 

이것을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1)

 

 

요한복음은 예수의 수난전승 외에는 공관복음과 병행되는 구절이 많지 않다고 앞에서 말했다. 그 많지 않은 병행구절 중의 하나가 요 2:13절 이하에 나오는 성전청결사건이다. 이 사건은 초기 기독교에 두루 잘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예수는 유월절을 맞아 당시 경건한 유대인들에게 필수적인 과업이었던 성지순례를 예루살렘으로 떠났다. 예루살렘 성전 안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과 환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를 본 예수는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그들을 내쫓고 진열대를 엎었다고 한다. 예수의 이런 과격한 행동이 지금 우리 눈에는 자연스럽게 보이겠지만 당시에는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었다. 공관복음에는 성전청결 사건이 공생애 후반부에 나온다. 이 사건 이후로 예수는 산헤드린 공회에 의해서 제거되어야 할 위험인물로 부각되었다. 요한복음이 이 사건을 공생애 초반에 배치한 이유는 예수와 산헤드린의 대립을 처음부터 확실하게 노출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성전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팔고 돈을 바꿔주는 일은 순례자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 자체를 매도할 수는 없었다. 예수의 과격한 행동은 순례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시작된 일들이 결국은 성전의 수익사업으로 변질되었다는 데에 있다. 당시 다른 사람들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겠지만 성전의 권위가 기세등등하여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예수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성경 본문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지만 예수는 처음에 말로 강력하게 어필했을 것이며, 그래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마치 노점상들의 가판대를 구인하는 구청 단속반원과 비슷한 행동을 한 것이다.

예수는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비둘기를 파는 사람에게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전 당국자들에게 한 것이다.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이 말을 듣고 성전 당국자들의 가슴이 뜨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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