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육신

조회 수 2078 추천 수 0 2013.12.28 21:59:01


아래 글은 칼 바르트의 <신학묵상>에 나옵니다. 오래 전 다른 세 분 신학자들과 함께 제가 공역한 책입니다. 금년 성탄 전후에 다비안들과 함께 읽어보려고 여기에 싣습니다.


 

12월28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요 1:14)

 

복음서 기자는 의미심장한 개념인 로고스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그 단어를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로고스라는 단어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의심의 여지없이 하나님에 대한 언급입니다. 이 언급은 아주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에게 일어난, 일어나고 있는, 그리고 인간에 의해서 인지된 것입니다. 그것은 결코 인식론이나 형이상학적 원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의미”나 “능력”이나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태연스럽게 진술된 것처럼)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실제적인 말씀입니다. (파우스트가 이 “말씀을 아주 높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 말씀은 일반적인 언어나 언어의 이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공리의 자기 명증성으로 하나님에 대한 진술을 확실하게 하고 구체적이게 하는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복음서 기자들에게 그들의 고유한 실존을 통해서 얻은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에 대한 확실성을 보장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언급되었으며 여전히 언급되어야 합니다. 모든 인식론과 형이상학은, 그리고 하나님을 의미와 능력과 행위로 알고 그렇게 말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님이 말씀하셨으며, 말씀하신다는 바로 이 사실에서 지양되며, 유보됩니다.


복음서 기자는 바로 이 말씀에 대해서 언급하는 중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말씀으로 존재했었다.”는 게 옳다면 독일어 “되어짐”이라는 개념에서 도출된 모든 전도된 표상을 바로잡기 위해서 즉시 해석되어야 합니다. 요한은 어떤 변형이 아니라 개념화할 수 없는 동시적인 존재에 대해서 언급하는 중입니다. 각각 주제가 신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멈추지 않는 한 말씀은 시간 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말씀은 사람과 마주서 있습니다. 그것은 구체적이며, 우연하며, 대립적이며,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실제적이며 인간적인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인간만이 인간에게 실제로 대상적으로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육신”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인간”이라는 사실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하며, 육신이 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되었다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신약성서에서 사용된 “육신”(사르크스)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인 의미나 이상적인 의미의 인간적 본성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구체적인 것입니다. 즉 내가 현존하는 인간본성, “아담”의 본성, 죄에 떨어진 인간의 본성, “어둠”의 영역인 본성, 하나님을 원칙적으로 거부하는 본성, 자기를 절대화하는 그런 본성을 말합니다. 따라서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진술은 말씀이 고상한 인간이 되었다는, 또는 영웅이 되었다는, “인격체”가 되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무한한 은총으로 불결성과 세속성과 하나가 된다.”는(칼빈)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그분은, 즉 다른 이들의 “어둠”에 맞서 있는 그 분은 광휘에 둘러싸인 왕, 영웅, 또는 현자로서 오신 게 아닙니다. “빛이 어둠에 비추다.”는 말씀처럼 평범한 인간들의 평범한 인간으로 오신 것입니다. 이 사실이 바로 성탄의 복음을 낙관적이고 애수어린 모든 망상으로부터 구별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자신이 존재하는 그곳에 계십니다. 그 말씀은 우리가 기꺼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곳에, 즉 우리가 우연한 기회에 어떤 행운과 좋은 의지로 도달할 수 있는 높은 곳에 계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왕이냐 거지냐에 상관없이 실제로 현존하는 곳에 계십니다. 우리가 (죽음과 만날 때) “육신”이 찢어지는 그곳에도 계십니다. 따라서 빛이 세상을 비추고 세상에 오십니다. 그것이 그분에 관한 증거입니다. 따라서 말씀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주시고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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