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1)

조회 수 3101 추천 수 0 2013.12.02 23:26:37

 

헌금(1)

 

내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녔으니

그동안 바친 헌금 액수만 해도 꽤나 될게다.

어느 정도 기독교인 티를 내는 이들은 다 그렇다.

학생 때에야 돈이 없으니

헌금을 했다고 해도 액수로만 보면 별 게 아니다.

수입이 생기면서는 정기적으로 헌금했다.

헌금을 드려야 할 기회가 오죽 많은가?

매주, 매달만이 아니라

어떤 때는 거액을 드려야할 때도 있었다.

한국교회에서 헌금은 신앙생활 자체라고 봐야 할 정도로

모든 것에 붙어 다닌다.

 

재미있는 현상은

한국교회가 교회력을 무시하면서도

네 번의 절기는 반드시 지킨다는 것이다.

성탄절, 부활절, 맥추감사절, 추수감사절이 그것이다.

이 절기의 공통점은 헌금이 개입된다는 사실이다.

헌금과 연관되지 않는 절기는 그냥 지나가거나

형식적으로 대하기 일수다.

저런 절기에 자의반타의반으로 헌금을 드리는 게

한국교회에 고착된 교회력 풍습이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교회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다.

 

사실 교회가 어렵던 시절,

그러니까 목회자의 생활비를 댈 수 없어서

신자들이 성미를 모아서 끼니나 해결하던 시절에는

이런 절기 헌금이 교회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기에

그러려니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절기 헌금의 의미를 찾자고 하면

못 찾을 것도 없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합리화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일천번제헌금도 좋게 보면 좋다.

그런 방식으로 신앙이 깊어지는 신자들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제 한국교회가 끼니를 걱정할 때는 지났으니

헌금 제도도 어느 정도 품위를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교회에서 일종의 뜨거운 감자 격인 헌금을

당분간 매일묵상의 주제로 삼아야겠다.

이것은 단순히 헌금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개인 신자들의 신앙과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에 관련된다.


profile

[레벨:12]잠자는회색늑대

2013.12.04 09:50:37

"비밀글입니다."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12.04 10:29:07

ㅎㅎ 그 상황이 안 봐도 비디오군요.
교회력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니
서자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 역사와 영성의 중심을 잘 몰라도
착하게만이라도 목회 하시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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