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8)

조회 수 2461 추천 수 0 2013.12.09 23:41:55

 

헌금(8)

 

앞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처럼 개교회주의가 유달리 강한 교회에서는

목사 사례비의 제도적 일원화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다.

한국교회의 많은 문제가 여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대형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나

시골의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가

큰 차이 없는 사례비를 받는다면

굳이 큰 교회로 가려고 애를 쓰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이유로 도시교회를 선호하겠지만,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도시 학교를 선호하듯이,

지금처럼 과열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문제의 간접적인 해결은 미자립교회의 해소에 있다.

한국에서 미자립교회가 통계에 따라서 차이가 있긴 하나

대략 30% 내외라고 한다.

그 비율을 좀더 높게 잡은 이들도 있다.

미자립교회가 자립교회로 성장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지금 기독교인의 비율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성장했다는 교회도 실제로는 수평이동에 불과하기에

미자립교회 문제가 그런 방식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역작용이 심화된다고 보는 게 옳다.

신자들은 작은 교회에서 큰교회로 이동한다.

그걸 막을 수도 없다.

작은 교회는 개인소득 2만 달러 이상 되는 사회에서

신자들을 끌어들일만한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초대형 교회당을 짓고 입당한 사랑의교회는

근처 작은 교회 신자들을 빨아들일 것이다.

헌금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미자립교회를 언급하는 이유는

교회의 양극화가 헌금의 왜곡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미자립교회는 생존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리고 큰교회는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재정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헌금을 여러 방식으로 강요할 수밖에 없다.

 

사례비 문제나 미자립교회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이 없다.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재정적으로 책임지는 방법은 어떤가?

대형 마트를 향해서 동네 슈퍼를 책임지라는 말과 똑같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그건 현실적 대안이 못된다.

방법이 없다면 지금의 상태로 갈 데까지 갈 수밖에 없다.

나중에는 대형교회와 특성화된 작은 교회만 살아남게 되지 않겠는가.

그게 자본주의 메커니즘인데,

교회마저 그런 원리에 지배받는다는 건

우리가 바알숭배에 기울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는지.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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