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2)

조회 수 2512 추천 수 0 2013.09.03 23:24:49

9월3일(화)

 

손(2)

 

나는 예배 마지막 순서인 후주가 울리는 동안

미리 출입문 쪽으로 가서

밖으로 나가는 교우들과 악수를 나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어린이들과도 악수한다.

예배를 인도한 사람으로서

거기에 참여한 분들과의 사귐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악수를 할 때는 손을 보는 게 아니라

얼굴을 본다.

성찬식을 집행할 때와는 반대다.

손을 안 보고 악수를 하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의 손이 엇갈리기도 한다.

내가 교우의 손끝만 잡는 경우도 생기고,

또 거꾸로 되는 경우도 있다.

 

악수를 나누는 데도 다 사람의 성격이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손을 건네는 사람도 있고

마음을 담는 사람도 있다.

어떤 분은 손에 너무 힘이 없어서 잡기도 민망하고,

어떤 분은 너무 강해서 미리 조심한다.

대구샘터교우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악수하는 사람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인 고 아무개다.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한 태도로 악수를 한다.

어떤 때는 내 손을 두 손으로 잡는다.

손에 힘이 있어서 활력이 전달되곤 한다.

 

악수할 때 손의 느낌이라는 게 있다.

그게 그분의 건강과도 연결될 것이다.

건강이 여의치 못한 분들은 손이 차다.

땀이 늘 배어 있는 분들도 있고

거꾸로 까칠한 분들도 있다.

어느 게 좋다 나쁘다 생각하는 건 아니고

각자의 삶과 생각이 다양하게

악수하는 손과 그 동작에 나타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천국에도 손이 있을까?

손이 없다면 손의 기능을 담당하는 어떤 건 있을까?

없을 것이다.

절대적인 생명으로 들어가기 전

이 지상에 살고 있을 동안

한정적으로 주어졌을 뿐이다.

기능이 떨어지기 전까지

손을 잘 사용해야겠다.

성찬식 때 빵을 떼어주는 행위,

예배 후에 악수하는 행위가

현재 내 손이 감당하는 최선의 기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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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2]잠자는회색늑대

2013.09.04 10:04:40

일전에 송기득교수님 댁에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 찾아 뵈었는데 침상에 누워 계시던 사모님께서

찾아뵌 저희들에게 모두 악수를 청하시더군요.

저도 엉겹결에 악수를 했습니다.

그때 '찾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자주 오세요.'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마음이 열린다는게 그 순간을 두고 하는 듯 하더군요.

그저 한마디뿐이었는데, 마음이 열리고 평안함이 깃들었습니다.

그리고선, 생각했죠.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악수를 건낼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겠구나.'

악수에도 복음이 있습니다.

잘 건내야겠습니다.

늘 마음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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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9.04 10:49:33

아, 송기득 선생님을 찾아뵈셨군요.
저는 6,7년 쯤 전에 순천에서 뵈었던 적이 있습니다.
송 선생님도 건강이 여의치 못하신데
사모님은 더 하신가 보네요.
신유의 은총이 그 노 신학자 부부에게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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