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6)

조회 수 2477 추천 수 0 2013.09.17 23:48:15

9월17일(화)

 

삶(6)

 

오늘 생후 4개월 된 아기를 보았다.

대략 3시간 쯤 옆에 머물렀다.

그 사이에 150-180 씨씨 정도 되는 우유를

두 번이나 마셨다.

그 마시는 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옆에서 보고 있던 나까지 저절로

삶의 에너지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저래서 젖 먹던 힘을 낸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겠는가.

 

저 아이는 지금 삶의 힘에 사로잡혀 있기에

주변 세계에 대한 불안도, 의심도, 걱정도 없다.

무엇을 마시는지,

무엇을 먹는지, 입는지,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이 없다.

그런 것 자체를 모른다.

오직 살아있음에만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그래서 저 아이는 자유롭다.

배고프거나 졸리면 찡그리고,

기분 좋으면 웃고 발버둥을 친다.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가치론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직관적으로만 대하기에

완전한 자유를 얻는다.

 

정신적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아이처럼 되는 게 아니겠는가.

신앙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주변 세계로부터의 영향을 적게 받고

하나님의 생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나 실제로 저 아이처럼 세상을 살 수는 없다.

흙탕물에서 싸우듯이 작동되는 세상이기에

아이의 방식으로 실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저 아이처럼 삶을 대하는 게 최선이다.

그런 삶의 마지막은 죽음이다.

그것은 또한 삶의 완성이리라.

 

사족: 저 아이와 나 사이의 60년이라는 세월은 무슨 의미일까?


[레벨:5]루이스

2013.09.18 18:49:10

목사님 안녕하세요
목사님께는 모든것이 합력하여 진리를 공부하시는군요
저도 한때는 그 아기처럼  그렇게 천진난만할때도 있었을텐데 지금은 휴~ ㅎ
추석 잘 보내시길 빕니다
그리고 한가지 부끄러운 부탁좀 드리겠습니다
며칠전부터 로그인하는데  임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제  메일 주소로 비밀번호가 발송되었는데
휴면상태라고 나오는데
비밀번호가 맞지 않는다고 안 열리네요
전신마취 수술 후유증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어떻게 하면 제 비밀번호를 알 수 있을까요
며칠째 임시번호를 사용하는것이 불편하네요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9.19 23:10:28

임시 비밀번호라는 게 있나요?
저는 금시초문이군요.
문제는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임시번호를 사용하고 있으니
원래 번호를 알고 싶다는 거지요?
쪽지로 알려드리죠.
늙어가는 건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거라고 하잖아요.
그게 쉽지 않더군요.
평생 구도정진 해야만 겨우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바로 어린아이의 그것이겠지요.
가는 데까지 가봐야지요.

[레벨:5]루이스

2013.09.22 21:07:34

목사님 주일 잘 지내셨지요
다른 사람 도움으로 가까스로 로그인에 성공했습니다 ㅎ
외세를 배격했던 조선말기 사람들처럼
기계에 거부반응이 있어서  그 흔한 스마트폰도 안쓰고 있는데
불편한일이 좀 생기네요...

저도 어린아이처럼
부모에 대해서만  무조건 반응하고
무조건 엄마를 내놓으라하고
타인이 아무리 잘해주도 엄마와만 있겠다고 하고
얻어맞아가면서도 엄마만 찾고
단칸방도 엄마와라면 무조건 좋고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웃고 울음이 분명하고
우리 주님께 그렇게 살아가야 할텐데 말입니다
죽기전에 꼭 그렇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9.22 22:42:58

해결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루이스 님의 간구처럼
죽기 전에 저런 아기의 영성 안으로 들어갔으면 합니다.
그냥은 안 되겠지요.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면서
선물을 알아볼 수 있는 영적 각성도 있어야겠지요.
가 봅시다.
죽음의 문을 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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