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짧은 생각

조회 수 3311 추천 수 0 2013.08.19 23: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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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짧은 생각

 

지금 우리는 살아 있는 게 분명할까?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뇌가 활동하고 있으니까

의학적으로 살아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나 숨, 심장, 뇌의 활동이라는 게

아주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면

살아있다는 확신이 흔들린다.

흔히 말하듯이 백년 후에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을 사람은 없다.

백년이라는 세월은 지구의 긴 역사에서 볼 때

거의 무의미하다.

지금 우리는 거의 무의미한 순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하루살이를 보라.

그들의 한평생은 일주일 쯤 된다.

우리가 볼 때 그들의 한 평생은 가소롭다.

그들의 한 평생은 오직 알을 낳기 위한 것에 투자된다.

우리가 볼 때 그들의 한 평생은 무의미하다.

하루살이와 우리의 차이는 보기에 따라서

하늘과 땅 만큼 크게 보이겠지만

또 거기서 거기에 불과하다.

지구 전체의 시간에 비추어보면

인간의 수명이나 하루살이의 수명이나 큰 차이가 없다.

인간의 문명 생활이 대단한 것처럼 보이겠으나

후손을 낳고 죽는다는 그 엄정한 사태 앞에서 보면

하루살이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두

삶에 애착을 보인다.

여기서 예외는 없다.

삶에의 애착 자체가 바로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거꾸로 그런 애착을 넘어설 때

삶을 풍요롭게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이건 우리의 본능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지도 않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삶을

정말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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