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23) 팍스 크리스티

조회 수 2632 추천 수 0 2013.07.18 22:58:33

팔복은 로마 제국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적극적인 항거다. 초기 기독교가 팍스 로마나가 아니라 팍스 크리스티(그리스도의 평화)를 외친 것과 같다. 이유가 무엇인가? 팍스 로마나는 힘의 논리다. 자신들의 평화, 즉 자신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질서를 위해서 다른 이들을 힘으로 억압하는 이데올로기다. 팔복의 각 항목을 보라. 그것은 힘의 논리와 정반대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로마 시대에 일종의 ‘루저’다.


팍스 로마나 이념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면 오늘의 세계를 보면 된다. 오늘의 세계는 ‘팍스 아메리카나’ 이념이 지배한다. 미국의 평화 논리가 모든 것을 압박하고 유혹한다. 주변 국가들도 거기에 동조한다.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에 목숨을 건다. 미국이 피로 대한민국을 지킨 건 맞다. 그런 생각이 50년 이상 이 나라를 지배해왔다. 앞으로 또 50년 이상 그런 생각으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걸 조금이라도 다르게 생각하면 종북 좌파로 몰린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계속 구입해야 한다. 전투기, 장갑차, 마사일 등등의 구입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그 무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세계화도 팍스 로마나 이념과 다를 게 없다.


초기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이념에 맞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팍스 로마나가 우상숭배였기 때문이다. 로마 제국은 자신들의 제국을 더 강하게 하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국가를 절대화했다. 그것의 하나가 황제 숭배였다. 황제는 곧 로마 자체를 가리킨다. 공공기관에 황제 상을 세워놓고 그 앞에서 경배하게 했다.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그런 의식에 참여해야만 했다.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했듯이 말이다. 황제 상 숭배를 거절한 초기 기독교인들은 로마의 공무원이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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