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5월1일(수)

조회 수 2473 추천 수 0 2013.05.01 23:10:40

 

   오늘은 노동절이었다. 대다수의 직장이 문을 닫은 것 같다. 이렇게 하루 쉰다고 해서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잠시 유예될 뿐이다. 노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노동 없이 인간 삶은 유지될 수도 없다. 인간의 얼굴을 한 노동이 필요할 뿐이다.

   어떤 것이 과연 인간의 얼굴을 한 노동인가? 자기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것만큼 받아가는 세상에 대한 마르크스의 꿈을 공산주의가 실현해보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신자유주의 체제 역시 노동 해방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나은 것이 북 유럽의 복지 체제인데, 거기에 도달하는 것도 요원하거니와 도달했다고 해서 인간의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ora et labora’(기도하고 노동하라.)는 수도원의 영적 슬로건이다. 기도하면서 노동하고, 노동하면서 기도한다. 기도가 곧 노동이고 노동이 곧 기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기도는 기도이고, 노동은 노동이다. 오늘의 노동 문제는 결국 ‘기도’가 빠졌기 때문이 아닌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일 없이 노동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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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2]잠자는회색늑대

2013.05.02 06:22:20

 이른 아침 예수원에 찬양 노랫말이 귓가에 맴도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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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하루

2013.05.02 16:55:18

 노동의 가치와 목적을 어느 곳에 두느냐에 따라 그 삶의 방향이 결정되어지는 것 같아요.
기도와 노동, 두 가치를 함께 이루어 가는 그런 삶.
저도 그리 살고 싶습니다. ^^

[레벨:16]맑은그늘

2013.05.03 03:18:49

 현대 노동의 가치는 밑바닥입니다.
목적 또한 별거 없지요.
구지 말하면 먹고 살기 위한 것 뿐이지요.
노동의 가치와 목적을 어디에 두냐에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인구의 80%가 노동을 합니다.
그들의 가치와 목적이 뭐라 생각합니까?
단순명료합니다. 먹고 사는 겁니다.
기도와 노동?
이것은 서로 가치와 목적을 평할 게 못됩니다.
물론 좋은 취지지만 별 의미 없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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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하루

2013.05.03 09:56:40

 그럴까요?
어디선가 읽었던 글 중에, 아주 옛날에는 아빠들이 일주일에 이틀정도 사냥을 하고 나머지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호미님이 말씀하시는 노동의 가치는 현대 사회의 현실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대안적 가치를 좇아 한번 살아보려 합니다.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함께 뜻을 살아내기위해 공동체를 이루어보려 하는 것입니다.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 생의 몫 만큼만 살아내려 합니다.

[레벨:16]맑은그늘

2013.05.04 00:36:02

예, 하루님께서 바라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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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13.05.02 18:05:21

몇 년 전에 봉쇄 수도원 다큐 <위대한 침묵> 보는데,
수도사들이 엄청 일하시데요. ^^
예상은 했지만, 진짜 그 분들의  삶 자체가 기도이고 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동에 기도가 빠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 말씀에 저의 노동을 뒤돌아 보게 됩니다.
저는, 기도하고 나서 노동하자, 혹은 노동하고 나서 기도하자
였거든요. 그런데, 기도랑 노동이랑 함께 섞어서 살아봐야겠다,
싶어져서요. 기도하면서 노동하자, 아니 기도하듯이 노동하자.
이렇게 하면 될까요?^^
목사님 말씀은 겉엔 너무 쉬운데, 속에 들어가려니 너무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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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5.02 22:42:29

수년전에 갑자기 세상을 뜬
여성신학자 도로테 죌레의 <노동과 사랑>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거기서 사랑은 기도라고 할 수 있어요.
저처럼 육체노동을 하지 않고
정신노동이나 손가락 노동만 하는 사람도
기도와 노동의 영성으로 산다고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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