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단상(2), 4월1일(월)

조회 수 2778 추천 수 0 2013.04.01 21:35:56

 

   사람은 부활을 단순히 ‘다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적으로 시간은 회귀가 아니라 진행이다. 생명도 앞으로 나갈 뿐이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생명 현상은 불가역적이다. 꽃을 다시 씨앗으로 만들 수는 없다. 물론 꽃이 씨앗을 맺긴 하지만 그 씨앗은 꽃을 피운 그 씨앗은 아니다. 거의 비슷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다르다. 진화 현상을 보더라도 생명은 앞으로 진행되는 것이지 뒤로 복귀하는 게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흔리 창조 원리의 회복이라는 말들을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통일교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지난 30일 묵상에서 말했듯이 이런 점에서 부활은 다시 지난날의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부활 생명을 희망하는 사람은 지금의 모든 생명 경험을 포기해야만 한다. 부활 생명은 여기서 경험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생명이다. 이 세상의 생명 현상에 미련이 많은 사람은 부활 생명을 희망하지 못할 것이다. 이 세상이 좋으면 저 세상을 기대하지 않기 마련이다. 기독교인들이 이 세상에서 비관적으로, 허무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절대적인 생명 앞에서 모든 것들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부활 생명으로 변화될 그 날이 오리라.


profile

[레벨:13]토토

2013.04.01 21:45:13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군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4.03 08:38:10

맞아요.
제2의 에덴동산은 없어요.
지금 우리가 그곳을 가면
아주 지루하게 느낄 겁니다.
풍요로울수록 삶이 지루해진다는
이 역설이 인간의 실존이에요.
profile

[레벨:5]웨하스의자

2013.04.02 00:20:16

목사님..꽃이 다시 씨앗을 만들지라도 그 씨앗은 꽃을 피운 그 씨앗이 아니다라는 말씀에 부활생명의 이해가 도움이 됩니다. 아직 제게는 의문의 의문이고 또 의문의 의문이 되는 구절이 많지만 천천히 가려합니다.
성서마당 매일말씀이 성경책에서 읽는 어려운 대목을 풀어서 해석해주신것 같지만 열공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오늘 어느 목사님의 아드님이 다섯살때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을 주제로 하늘이 영원한가?. 우주가 영원한가?
설교를 듣다가 빅뱅이론부터 과학적인 예시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결국 우주도 시작점이 있고 종말이 있다는걸 이해하고 보니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목사님 말씀데로 이런 의문들이 신앙의 초석이 될수 있겠죠?...
주기도란? 책을 읽고 있는중인데 하오체가 익숙치 않아 속도가 더디지만 중심이 될만한 책을 잘몰라
우선 목사님 쓰신 책부터 정독하려고 합니다.

어제는 아이와 함께 세레를 받아 무척 행복했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4.03 08:45:27

웨하스 님,
지난 부활절을 기억하고 계세요.
기독교인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이 세례입니다.
목사 안수도 세례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교황도 역시 세례교인에 불과한 거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고
더불어서 살았다는 현실로 들어가는 의식이거든요.
씨앗과 꽃, 빅뱅 ... 등등의 공부를 통해서
세상의 신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그게 사실은 인문학 공부에요.
그것이 신앙 성장에 필요한 이유는
신앙이 그런 요소들과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언젠가 때가 되면 세례의 신비가,
또한 세례의 일상이라 할 성찬의 신비가
몸 전체로 느껴질 날이 올 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013 부활 단상(5), 4월14일(일) 2013-04-14 2175
3012 요한복음 21장, 4월13일(토) 2013-04-13 3905
3011 부활 단상(4), 4월12일(금) 2013-04-12 2285
3010 앵글 작업, 4월11일(목) file [5] 2013-04-11 4043
3009 로고스, 4월10일(수) 2013-04-10 2134
3008 사는 기쁨, 4월9일(화) [9] 2013-04-09 3002
3007 별을 보다, 4월8일(월) [9] [1] 2013-04-08 6313
3006 부활 단상(3), 4월7일(일) [2] 2013-04-07 2636
3005 청명 한식 file 2013-04-06 2489
3004 죄의식과 죄론, 4월5일(금) [13] [1] 2013-04-05 4010
3003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론, 4월4일(목) 2013-04-04 3508
3002 <성서 입문>을 마치고, 4월3일(수) [4] 2013-04-03 2618
3001 보편 논쟁, 4월2일(화) [3] 2013-04-02 3527
» 부활 단상(2), 4월1일(월) [4] 2013-04-01 2778
2999 부활 단상(1), 3월31일(일) [2] 2013-03-31 3411
2998 ‘죽은 자 가운데서’, 3월30일(토) [1] 2013-03-30 2025
2997 십자가 처형, 3월29일(금) 2013-03-30 2769
2996 예수의 수난, 3월28일(목) [1] 2013-03-28 2069
2995 고난 받는 메시야, 3월27일(수) [2] [1] 2013-03-27 2448
2994 존 머쿼리의 <인간이 되신 하나님>, 3월26일(화) [25] [7] 2013-03-26 5374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