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23) 6: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으니 오는 그를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리라.

 

39절과 40절에 이어서 44절에서도 다시 살린다는 말이 나온다. ‘다시라는 부사가 오해를 일으킨다. 원래의 형체로 돌아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형체는 뭔가를 먹고 마시고 다른 것과의 유기적 관계를 맺어야만 살아가기에 예수가 약속한 영생은 아니다. 앞에서 몇 번 짚은 대로 다시 살린다는 말은 우리를 질적으로 변화시킨다는 뜻으로 보는 게 옳다. 부활을 가리키는 그 변화를 지금 우리가 다 아는 건 아니다. 종말에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현재의 삶을 견뎌야 한다.

바울은 고전 15장에서 부활에 관하여 상세하게 설명했다. 고린도교회 신자 중에서 어떤 이는 부활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누가 묻기를 죽은 자들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며 어떠한 몸으로 오느냐 하리니.”(고전 15:36). 바울은 37절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뿌리는 것은 장래의 형체를 뿌리는 것이 아니요 다만 밀이나 다른 것의 알맹이뿐이로되.” 부활의 몸은 현재와 같은 형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의 몸은 씨다. 씨가 썩어야 싹이 나오고 꽃이 되는 것처럼 사람이 죽으면 부활 때에 다른 형체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는 다른 형체가 바로 부활이다. 그것을 바울은 소마 프뉴마티콘’(영의 몸)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설명으로 다시 살린다.’라는 말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두 가지 통찰이 필요하다. 하나는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세상과 생명 현상이 훨씬 더 깊고 복잡하고 신비롭다는 통찰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우주의 차원에서 보면 희미한 푸른 점에 불과하다. 지구에 왜 이런 생명 현상이 일어났는지, 그 이유와 결과에 관해서 우리는 아는 게 별로 없다. 현상을 분석할 수 있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 오죽했으면 불교가 윤회를 말했겠는가. 그런 메커니즘이 아니면 생명 현상과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제자들과 초기 기독교인들의 예수 경험에 관한 통찰이다. 특히 부활이 핵심이다. 예수에 대한 부활 경험은 주술적인 사건도 아니고 심리적인 사건도 아니다. 죽음을 극복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다시 살린다는 요한복음 기자의 반복된 진술은 생명의 신비에 대한 통찰과 예수 부활에 관한 통찰이 깊어질 때 진리로 다가올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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