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15)

조회 수 7609 추천 수 0 2011.06.24 23: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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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원당 농가에 들릴 때마다 하는 중요한 일이 잡초뽑기오. 잔디나 쑥쑥 자랐으면 좋겠는데, 원치도 않는 잡초만 신바람이 났소. 잡초도 여러 가지요. 위 사진에 담긴 놈이 대표적인 잡초요. 저놈도 나름으로 이름이 있긴 할 텐데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소. 잎은 잔디와 비슷하지만 줄기는 완전히 달라서 구별하기가 쉽소. 보는대로 줄기 색깔이 붉소. 생명력이 아주 강해보이오. 줄기의 자태도 옆으로 벌리고 있는 게, 햇빛을 조금이라도 많이 받으려고 욕심을 내는 게 분명하오. 뿌리도 잘 발달해 있소. 이놈들 성화에 잔디는 맥을 못 추고 있소. 사실 잡초를 뽑으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소. 윤구병 선생은 <잡초는 없다>는 책에서 대부분의 잡초는 쓸모없는 잡초가 아니라 나물이나 약초라고 하오. 사진의 저 놈도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소. 윤 선생은 잡초와 잘 어울려서 사는 방법을 배우라고 충고하시던데, 나는 아직 그런 정도의 도에 이르지 못해서 잡초를 뽑소. 대신 놀면서 뽑소. 잡초는 없다는 말이 게으른 나에게 위로가 되오. 아래는 나와 같이 옆에서 잡초를 뜯고 사는 집사람이오. 얼마나 열심인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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