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18) 6:37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쫓지 아니하리라.

 

위 구절은 오해를 사기에 맞춤하다. 예수 믿는 사람만 구원받는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예수 믿는 사람만 구원받는다는 말도 물론 틀린 거는 아니지만 전후 맥락 없이 그런 말을 하면 독단이 된다. 말은 맥락이 중요하다. ‘나는 너를 싫어해.’라든지 나는 너를 좋아해.’라는 문장도 맥락에 따라서 의미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실제로는 좋아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싫어한다고 표현할 수 있고, 실제로는 싫어하면서도 곤란한 상황을 피하려고 좋아한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말도 맥락이 중요하다면 종교적인 말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예수 공동체에 들어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사건이다. 인격이나 정서나 지식이나 사회적인 신분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다. 소위 잘난 사람만 선택되는 게 아니다. 초기 기독교에는 오히려 사회적으로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많았다. 도망친 노예들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으로 신분이 높은 사람들도 교회 안으로 들어왔지만, 기독교인이 되는 데에 어떤 객관적인 조건을 표준화할 수는 없었다. 요한복음 기자는 그런 사태를 가리켜서 아버지께서 주시는 자.’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아버지는 하나님을 가깝게 부르는 칭호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판단하기에 사회적으로 내세울 게 없는 사람들도 예수를 이해하고 믿을 수 있었다. 거꾸로 사회적으로 수준이 높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예수에게 행한 구원 사건을 다 이해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내쫓지 않겠다.’라는 말은 이런 맥락에 대한 강조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468 주님의 사자(使者), 3월28일 [4] 2006-03-29 9053
6467 바울이 본 환상 file 2016-05-04 8959
6466 복음 (3) 3월25일 [1] 2006-03-26 8948
6465 회개의 세례, 4월3일 [3] 2006-04-03 8787
6464 주의 '길' 4월1일 [2] 2006-04-01 8704
6463 광야 (1), 3월29일 [1] 2006-03-29 8691
6462 광야 (3), 3월31일 [4] 2006-03-31 8186
6461 북안 우체국 file [4] 2013-06-07 8055
6460 원당일기(15) file 2011-06-24 7610
6459 비둘기 같은 성령, 4월16일 [2] 2006-04-16 7489
6458 연필, 1월2일(수) file [62] [1] 2013-01-02 7391
6457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1) [1] 2010-04-07 7373
6456 세례 요한, 4월2일 2006-04-02 7283
6455 요단강 (1) 4월4일 [1] 2006-04-04 7237
6454 짧은 설교문 2019-12-31 7207
6453 원당일기(99)- 벽화(2) file 2020-10-31 7077
6452 광야 (2), 3월30일 [2] 2006-03-30 7025
6451 홍성사에 들린 이야기 [14] 2011-01-20 7011
6450 <원령 공주> file [12] 2015-07-30 6945
6449 산모를 위한 기도, 11월19일(월) [1] 2012-11-19 6848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