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54) 7:24

외모로 판단하지 말고 공의롭게 판단하라.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라는 표현은 성경 곳곳에 나온다. 일례로 바울은 외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외모로 자랑하는 자들’(고후 5:12)이라고 규정했다. 그들은 고린도교회에 와서 자신들이 예루살렘 교회로부터 추천장을 받은 유일한 대표자들이라고 자랑했다. 이는 곧 바울은 권위 있는 추천장이 없으니 바울의 말을 비중 있게 듣지 말라는 뜻이다. 외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의 하나는 자신을 기준으로 남을 비난한다는 사실이다. 예수 당시의 서기관들이 그랬다. 그들을 가리켜서 예수는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평가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23:27).

외모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하고, 교수의 권위도 필요하다. 일정한 신학 공부 과정과 교회 임상을 거쳐서 목사 고시에 합격하고 안수받은 사람을 목사로 인정하는 제도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외적인 조건들이 봉사 차원에서 행사되지 않고 오히려 자기를 자랑하는 수단으로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예수가 유대교의 권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회당과 성전의 종교적 권위를 받아들였다. 그는 공생애 중에도 회당에서 가르쳤고, 예루살렘 성전을 성지순례차 종종 방문했다. 예수가 유대교 체제를 거부한 게 아니라 거꾸로 유대교 체제가 예수를 거부했다고 봐야 옳다.

공의롭게 판단하라.’라는 말은 외적인 권위에 치우치지 말고 권위의 본질을 보고 판단하라는 뜻이다. 그 본질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기능이다. 더 나아가서 생명을 억압하는 세력에게 저항하는 능력이다. 당시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비롯한 종교 전문가들이 포진한 유대교 체제는 사람들의 생명을 오히려 위축시켰다. 군중들을 율법으로 길들였다. 율법은 사람들을 살리는 체제가 아니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으로 전락했다. 오늘 한국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일에 소용되는지 아니면 억압하는 일에 소용되는지를 잘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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