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예수 어록(399) 20:15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

 

19장으로 예수의 공생애는 끝난다. 예수는 여섯 시간 만에 십자가에서 숨을 거둔다. 시간 계산은 마가복음의 보도에 의한 것이다. 예수는 제삼시”(15:25), 오늘의 시간 계산으로 오전 아홉 시에 십자가에 못 박히고, “제구시”(15:34), 그러니까 오후 세 시에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외치고 숨을 거둔다(37). 삼십 대 초반의 남자 유대인이 여섯 시간 만에 숨지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예수가 왜 그렇게 빨리 숨을 거뒀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유랑 랍비로 활동하기 전에는 아버지 요셉의 직업을 이어받아 목수로 살았기에 약골은 아니었을 것이다. 3년에 걸친 공생애에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서 빨리 숨이 끊겼을 수도 있다. 어쨌든지 예수는 아리마대 사람 요셉의 가족 묘지에 묻혔다.

20-21장은 예수의 부활 이야기다. 부활의 예수를 가장 먼저 만난 이들은 제자들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라는 여자다. 마리아는 무덤 밖에서 울다가 다시 무덤 안을 들여다보았다. 두 천사가 보였다. 그 천사는 마리아에게 왜 우느냐?”(20:12, 13)라고 묻는다. 마리아는 예수의 시신을 찾을 수 없다고 대답한다. 다시 장면은 무덤 밖이다. 부활의 예수가 나타났다고 한다. 예수가 마리아에게 한 말을 이렇게 전한다.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 어찌하여 우느냐는 질문은 천사들의 질문과 같고, 누구를 찾느냐는 질문은 예수만의 질문이다. 이런 발언은 요한복음에만 나온다. 그 자리에 막달라 마리아 외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이 예수 발언이 다른 사람들에게 즉시 알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 훗날 이 기억을 되살린 마리아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을 것이며, 그게 초기 기독교에 전승으로 남아 있다가 요한복음을 기록한 사람에 의해서 채집되어 요한복음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게 역사적으로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영적인 의미는 오늘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예수는 우리를 향해서 왜 우는가?”라고 위로한다. 예수만이 우리의 위로자다. 그에게만 위로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슬픔은 인생살이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문제가 우리를 슬픔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우리의 영혼이 생명의 영이신 성령으로 충만해야만 우리는 울지 않을 수 있다. 울더라도 곧 그칠 수 있다. 생명의 영인 성령을 보내는 이는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만 생명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이걸 실제 삶의 내용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생명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생명의 영이라는 말도 겉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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