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403) 20:21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예수는 손과 옆구리를 내보였다. 십자가에 처형당한 바로 그 사람이 자신이라는 뜻이다. 다시 평화의 인사를 건넨 다음에 파송 선언을 전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예수의 말과 행동은 그가 아버지라고 표현한 하나님을 원천으로 한다. 그는 세상의 권위에 위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예루살렘 성전의 권위나 산헤드린의 권위, 그리고 율법주의자들의 권위에서 벗어났다. 예수가 이스라엘의 역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가 공중에서 떨어진 존재는 아니다. 회당 전통과 말씀 전통을 알고 있었고, 많이 배웠고, 영향을 받았다. 당시 유대교 당국자들은 그런 전통을 정보로만 알았다면 예수는 그 전통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기에 아버지에게서 보냄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예수의 하나님 인식과 경험, 그리고 그의 소명의식은 곧 제자들에게 이어진다. 단순히 이어지는 게 아니라 예수가 제자들의 말과 행동의 원천이 되었다. 이제 제자들은 유대교 당국자와 시시비비를 따질 필요가 없었다. 유대교는 여전히 모세의 전통을 신앙의 원천으로 주장했으나 제자들은 예수를 통해서 전혀 새로운 하나님을 신앙의 원천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낡은 종교 전통에서 새로운 생명의 근원으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즉 사유의 전이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이 곧 회심이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말은 예수에게서 파송을 받았다는 뜻이다.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일종이 소명의식이다. 이런 소명의식으로 살기는 쉽지 않다. 간단히 말해서 예수처럼 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예수는 바람직한 가정을 꾸미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지 않았다. 세상에서 배운 행복한 삶의 기준을 성취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가 아버지라고 부른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을 뿐이다. 그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 나라이다. 그 결과가 십자가 처형이었다. 오늘 우리 기독교인이 예수의 삶을 그대로 흉내 낼 수는 없다. 그렇게 살아야만 예수의 제자가 되는 게 아니다. 각자 인생살이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듯이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면 된다. 문제는 그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들을 귀가 있어야 예수의 말씀이 우리에게 들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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