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8:13

조회 수 152 추천 수 0 2024.01.04 07:36:11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09

18:13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와 유향과 포도주와 감람유와 고운 밀가루와 밀이요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

 

13절에도 당시의 고급스러운 물품이 열거됩니다.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몰약)와 유향은 우리의 후각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입니다. 포도주와 감람유(올리브기름)와 밀가루와 밀은 우리의 식감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입니다.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은 재산 목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사람의 영혼들도 역시 종들을 가리킵니다. 앞의 종들은 몸을 쓰는 종이고, 뒤의 종은 정신을 쓰는 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요한은 여러 물품을 나열하면서 숫자의 운율을 맞추기도 하고 이와 관련된 구약을 인용하다 보니까 이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밀가루와 밀도 사실은 이중적인 표현이지요.

사람은 로마 시대나 지금이나 모두 멋지고 값나가는 물품을 만들고 거래하면서 사치와 재산을 늘려가는 일에 전심전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우리는 높이 치켜세웁니다. 우리 자신이나 우리 자녀들도 그런 사람이 되기를 열망합니다. 그런 성공을 거둬야만 조금이라도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런 열망을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그게 어느 정도까지이냐, 하는 겁니다. 자본을 신처럼 받들게 하는 이 자본주의 체제는 임계점을 이미 넘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국 속담에 나오듯이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은 내려오려고 해도 내려올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크게 다치는 순간이, 영혼이 붕괴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지요.

저는 이런 문제가 개인의 숙명과 연관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생살이에서 언젠가 상품 거래는 끝납니다. 제가 즐기던 모든 것들이 저에게서 멀어집니다. 조금 더 늙으면 테니스장에 나가지 못하고, 텃밭을 관리하지 못하고, 승용차를 운전하지도 못합니다. 살 사람도 없고, 팔 사람도 없고, 사고 싶어도 살 물건이 없거나 의욕이 없기도 하고, 그런 힘도 없어지는 순간이 득달같이 옵니다. 그런 순간을 미리 준비하는 게 영적인 지혜 아닐까요? 고급 물품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삶 말입니다. 오히려 거꾸로 그런 순간이 오기 전에 실컷 사고팔며 소비하고 누리면서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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