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공부에 대해(5)

조회 수 2445 추천 수 4 2010.10.15 23:08:00

 

     피터 아이혀라는 독일 가톨릭신학자가 있소. 그는 신학 초보자들을 위해서 쓴 <신학의 길잡이>라는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소. “신학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단 하나의 물음은 바로 하느님에 대한 물음이다.” 이 진술은 설교에도 똑같이 적용되오. 설교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하나의 물음은 하나님에 대한 것이오. 하나님의 구원 행위, 하나님의 종말론적 약속, 하나님의 성육신에 대한 질문이 설교의 중심이어야만 하오.

     어떤 이들은, 아니 대개의 설교자들은 인간의 반응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소. 성경에도 물론 인간의 반응이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그것 자체로 구성적인 요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통치에 수반되는 요소요. 이걸 분명하게 구분해야 하오. 그렇지 못하면 신앙의 획일화에 빠지게 되오.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전도하고, 봉사한다는 정형화된 모습만이 신앙의 바른 태도로 제시되오. 고민하고, 회의하는 것도 신앙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되오.

     피터 아이혀의 말을 한 가지 더 인용하겠소. “수영을 배우려는 사람은 언젠가는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듯이, 신학을 배우려는 사람은 하느님 자신을 말하는 말씀의 바다 속에 잠겨야 한다.” 설교자도 신학도와 똑같소. 하나님을 말해야만 하오. 그것이 쉽지 않소. 우리를 초월해 존재하는 분을 말한다는 것이 근본적으로는 불가능하오. 그래도 우리는 말해야 하오. 성서와 2천년 기독교 역사와 오늘의 삶에 대한 통찰력에 근거해서 말해야만 하오. 그것이 설령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을 말해야만 하오. 이것이 두려운 사람은 물에 들어가지 않은 채 수영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과 똑같소. 지금 한국교회 강단에서 하나님이 선포된다고 생각하시오? 그렇게 상투적인 개념과 어투로 하나님을 말할 수 있다고 믿소? 어림없소. 니체 어투를 빌려서 한 마디 하면, 한국교회 강단에서 하나님은 죽었소. 하나님은 없소. 환호성은 큰데 강단이 허무하오. (2010년 10월15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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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깨달이

2010.10.16 02:56:08

물에 들어가지 않고 수영을 배우려한다는 말씀이 크게 와닿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겁나서 자꾸 물 밖에서 맴돌고만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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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8]이신일

2010.10.16 08:01:11

비유로 말하자면, 우리의 강단과 교회는 지금 수수깡처럼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겉모양은 그럴 듯하지만 속은 다 말라버려서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이내 쓰러지고 말지요...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것만 볼 수 있는데, 그것만이라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또 기도드립니다.

"하나님, 내일 주일인데,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말씀을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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