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27일 포도원 농부 비유(6)
그 농부들이 서로 말하되 이는 상속자니 자 우리가 죽이자 그러면 그 유산이 우리 것이 되리라 하고(12:7)
이야기의 긴장감이 강도를 더해갑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서 일정한 양의 포도나 그 값에 해당되는 돈을 받으려고 온 주인의 종들을 두드려 패기도 했고 죽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주인의 아들이 왔습니다. 농부들은 이렇게 작당을 합니다. 주인의 아들은 포도원을 유산으로 받을 자인데, 그를 죽이면 유산이 자신들의 것이 된다고 말입니다. 이런 말을 나눌 때 그들의 눈빛이 어땠을까요? 예수님을 팔던 유다의 눈빛 같았을까요? 이게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의 책임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그것을 드라마틱한 비유로 전달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읽은 우리는 마냥 마음이 편한 게 아닙니다. 그냥 이스라엘 백성들의 책임을 추궁할 형편이 아닙니다. 인간은 아무도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는 이 사실에서 면책될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 이 문제는 신학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일상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더 이 농부들의 생각을 보십시오. 상속자가 죽으면 포도원을 자신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반복됩니다. 남의 불행이 자신의 행운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더 나아가서 그런 일을 모의합니다. 정치에서도 그렇고, 사업에서도 그렇고, 심지어는 종교에서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이런 생각과 행위도 인간에게는 숙명적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조금 노력해서 이런 완악한 생각을 줄어나갈 수는 있지만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겁니다. 의식에서는 극복했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으로는 여전히 그런 욕망에 지배받을 겁니다. 주여,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애써 못본척 내일 먹을 양식으로 두었던 제 Geduld가
그만 오늘은 이 긴장진진해가는 이야기의 정수리를 꼴깍 넘기고 말았습니다.
오늘도,내일도,더욱더 울창해지는 깊은 신앙의 삼림을 들어가면서도
묵상을 넘어 인생에 던져지는 화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