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9일 집사(4)

조회 수 1805 추천 수 5 2008.12.29 00:48:28
||0||02008년 12월29일 집사(4)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10:44)

43절과 44절은 똑같은 내용입니다. 43절의 디아코노스가 44절에서는 둘로스로 단어만 바뀐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둘로스는 종이라는 뜻의 헬라어인데, 뉘앙스로 보더라도 섬긴다는 의미가 디아코노스보다 훨씬 강합니다. 교회 일꾼인 집사는 곧 종처럼 굴어야 한다는 뜻이겠군요.

바울도 자신을 일컬어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일컬은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롬 1:1) 그가 완전히 예수 그리스도에게 의 존적이라는 뜻이겠지요. 종의 특성은 자신의 의지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입니다. 대신 주인과 그 집안의 풍속만을 따르는 겁니다. 종은 자기의 의지를 포기할수록 그 존재 가치가 드러납니다. 거꾸로 자기 의지를 드러내는 순간에 가치가 사라집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무조건 종처럼 지내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자칫하면 교회의 잘못 앞에서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비약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방식이라고 한다면 모든 개혁운동은 정당성을 상실합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섬기는 자, 또는 종은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교회의 직분을 봉사가 아니라 교권의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우리가 일단 교회 공동체에서 종으로 자리매김 하는 건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순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의 지체들에게 순종하는 겁니다. 이걸 겉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말과 행동에서 종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중심에서는 권세를 부리는 마음으로 가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평가는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성령만이 내릴 수 있겠지요. 그리고 자기 자신도 어느 정도는 압니다. 영혼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그 증거가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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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08.12.30 16:20:40

목사님,
영혼이 자유롭다면, 그가 진짜 '무익한 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주인에게 충성하는 종의 모습은
'종'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우리가 철이 들어서야 부모의 사랑을 잘 알수 있듯이,
복음의 귀한 가치를 깨달은 자들이라면,
어떤 강요에 따라 '순종'하는 자들은 아니겠지요.
그들이 바로 '아들의 자유'를 깨달은자들 일테니까요.
사도 바울이 자신을 종이라 비유한 이유를,
예수님이 우리를 종이라 부르지 않겠다는 말씀을 조금은 알것도 같네요.
(저는 한 동안 헤맸었어요.)
진정한 '자유인의 자유'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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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2.30 16:51:37

지난 주일 설교 <종이냐, 자녀냐>와
위의 묵상의 주제인 '종'이 모순으로 전달될 법도 한데,
라라 님은 그 사이의 오솔길을 정확하게 잡아서 가고 있군요.
자녀의 자유에서 종의 순종이 실제로 가능하겠지요.
한국교회의 실정에서만 본다면
일단 죄책감과 책임감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중요합니다.
어제 대구경북 지역 '목협' 총회에 다녀왔는데요.
규약의 목적 란에 '하나님 나라 건설'이 들어가 있어서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건설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 스스로 임하는 거라는 사실을 제가 잠시 짚었습니다.
그런 쪽으로 그 문장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관심은 오직 하나님의 통치와 그의 은총에 집중되어야지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되면 좀 곤란하다는 말이지요.
그렇게 되면 힘이 들어가게 되더군요.
자기 생각을 하나님의 뜻으로 합리화하더군요.
아담과 이브 이후로 우리 인간이라는 종이 좀 그런 경향이 강하지요.
그건 그렇고,
우의 '무익한 종' 운운은 설명이 필요하군요.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그 용어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게 사용되던 거래서
조금 혼란이 빚어질 것 같아서요.
오늘의 화두는 '자유로운 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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