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시험 (5), 4월29일

조회 수 4124 추천 수 56 2006.04.29 23:19:59
2006년 4월29일 예수님의 시험 (5)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사탄은 예수님에게 온 세상의 영광을 모두 보여주고 다음과 같이 요구했습니다. 이것이 사탄에게서 받은 예수님의 세 번째 시험입니다.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마 4:9) 앞에서 제기한 두 번의 시험은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확신 내지는 의혹과 연관된 것인데 반해서 마지막 시험은 세상의 명예와 소유에 관한 것입니다. 전자는 비교적 영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후자는 완전히 세속적인 문제입니다.
사람은 영적인 것보다는 세속적인 것에 훨씬 쉽게 유혹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물론 세속적인 것보다 영적인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처럼 행동해도 실제로는 세속적인 것에 흔들리기 쉽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영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은 단지 종교적인 것인가 아닌가 하는 기준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목회는 영적인 일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세속적인 일에 속할 수 있습니다. 목회를 자신의 명예를 드러내는 기회로 삼는다거나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그것은 무늬만 하나님의 일이지 실제로는 세속적인 일입니다.
마귀가 예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속적인 명예는 마귀의 권한이라는 게 하나의 사실입니다. 마귀가 모든 것을 준다고 약속했다는 건 곧 그것을 자신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명예와 권력은 마귀의 소유입니다. 물론 이 세상의 권력과 명예를 무조건 마귀의 소유라고 단정하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긴 합니다. 이 세상의 부, 명예, 권력을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결국 그것이 마귀의 소유가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이런 문제는 좀 복잡합니다. 루터는 두왕국론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긴 했습니다. 하늘의 질서와 땅의 질서, 그리스도의 왕국과 군주의 왕국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루터는 분명히 세속 질서의 마성을 본 것 같습니다. 인간이 두 발을 땅에 딛고 살아가는 한 이런 세속 질서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긍정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속 질서는 아무리 선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악한 질서를 끌어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사형제도가 그렇습니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질서이지만 사형은 또 하나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결국 악입니다.
마귀가 예수에게 한 말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세속이 명예와 권력을 소유하려면 마귀와 타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나가서 소위 출세하려면 일정한 정도는 마귀와의 관계를 유지해야만 합니다. 기업운영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완전히 양심적으로만 기업을 운영한다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결코 앞설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상대적으로는 어느 정도 윤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지만 절대적인 윤리를 세속 사회에서 실현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명예와 권력은 마귀에 의해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필자의 글이 선악이원론으로 치우친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군요. 필자가 이 세상을 무조건 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악의 현실이 아주 명백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뿐이었습니다. 마귀가 통제한다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부, 명예, 권력의 속성이 악하다고 말입니다.
예수님은 마귀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우리의 삶은 바로 여기에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하나님만 섬기는 삶이 그 대답입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만이 나를 지배하는 삶을 가리킵니다. 그게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주님, 오직 하나님만 섬기며 살기 원합니다.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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