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82)- 민들레

조회 수 1160 추천 수 0 2020.10.06 20:25:47

민들레는 너무 흔한 꽃이라서 이름만 듣고 지나쳐버릴 겁니다. 맞습니다. 심지 않았는데도 마당에 가장 흔하게 피는 꽃은 토끼풀과 민들레입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피기도 합니다. 어디 매혹적으로 예쁜 구석이 없어서 아무데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꽃입니다. 그래도 민들레는 우리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봐주지 않아도 필 때는 피고 질 때는 집니다. 자존감이 하늘을 찌릅니다. 어제  오후 우리집 마당에서 형제처럼 두 친구가 고개를 쏘옥 내밀었습니다. 요즘은 하루만에 집니다.

민들레1.JPG

자기 계절이 아니라서 키도 작습니다. 1센티미터가 될는지 말는지. 마당을 걷는데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귀엽다고 말해야 하겠지요. 1억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에서 9분 달려온 햇살이 민들레를 애무하고 있습니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네요. 이럴 때는 시인이 부럽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엎드려서도 찍었지요. 잔디와 조화로운 느낌을 살려보까 했는데, 이것도 잘 안 되었습니다. 사진 작가가 부럽군요. 아래는 방향만 바꿔서 가로로 찍은 사진입니다.

민들레2.JPG

밋밋하네요. 민들레 꽃닢과 꽃닢 사이를 접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거기에 뭔가 생명의 비밀이 놓여 있지 않을는지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옆에 굴러다니는 낙엽을 한장 떨어뜨려주었습니다. 약간의 변화지만 다른 느낌이 오긴 합니다. 민들레 사진을 찍은 어제 오후가 즐거웠습니다. 맨발로 민들레 옆을 걸어봤습니다. 꽃이 저의 맨발을 보고 웃고 있네요.

민들레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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