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일 귀신과 간질병(3)

조회 수 1707 추천 수 17 2008.08.01 23:36:25
2008년 8월2일 귀신과 간질병(3)

이에 데리고 오니 귀신이 예수를 보고 곧 그 아이로 심히 경련을 일으키게 하는지라. 그가 땅에 엎드러져 구르며 거품을 흘리더라.(막 9:20)

제가 어제 주술적 신앙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아무래도 보충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주술과 신앙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둘을 구별할 줄 모릅니다. 왜냐하면 양쪽 모두 절대적인 존재로부터의 도움을 바란다는 점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속박이냐, 자유냐 하는 것입니다. 주술은 그 바탕에 두려움을 깔고 있기 때문에 속박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적인 존재 앞에서 경험하는 거룩한 두려움이 아니라 자기에게 불행이 임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그것입니다. 이에 반해서 신앙은 기본적으로 자유입니다. 신앙적으로 사는 사람은 자기에게 불행이 임한다고 하더라도 그것 자체를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불행을 통해서도 결국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만 사람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주술은 이기적이지만, 신앙은 공동체적입니다. 주술은 무조건 자기, 자기 가족, 자기 집단, 자기 교회가 잘되는 것에만 집중하는 태도라고 한다면, 신앙은 주변과의 건강한 관계까지를 포함합니다. 기복신앙을 주술적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복신앙에는 경제정의가 살아 숨 쉴 틈이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인들이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되게 해 달하는 기도를 드리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살려면 동남아는 여전히 못살아야 하겠지요.
끝으로 중요한 차이는 인간의 책임감입니다. 주술에서는 인간의 책임이 무의미한 반면에 신앙에서는 그 책임이 강조됩니다. 우리는 간질병 걸린 듯한 오늘의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와 역사의 중심으로 뛰어들어서 투쟁합니다. 그런 투쟁이 바로 본회퍼가 말한 ‘나흐폴게 크리스티’(제자도)이겠지요.

[레벨:4]알고파

2008.08.02 08:21:13

1) 속박 vs 자유
2) 공포 vs 거룩한두려움
3) 이기적 vs 공동체적
4) 무책임감 vs 책임감(제자도)

시험문제로 내면 좋겠네요..^^

[레벨:4]알고파

2008.08.02 08:22:39

1) = 2)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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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8.08.02 08:24:14

목사님 묵상에서
건강한 신앙은 두려움에서 자유이며,
주변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떠한 경우에도 파괴가 아닌 건설이며
또한 전능하신 그 분의 손길에 전적인 의존을 하면서도
주어진 현실을 도피하지 않고
역사속에서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진지하게 지고사는 그런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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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8.02 22:34:02

알고파 님이 저의 짧은 에세이를 도식으로 정리하셨군요.
왕년에 공부를 잘 하신 표가 납니다.
다른 분들이 저런 도식을 정답표로 읽을까
그게 조금 염려스럽군요.
저건 단지 어떤 경향을 말할 뿐이지
규범은 아니겠지요.
아득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한 인간의 삶, 신앙, 영성을
이런 도식 안에 담아낼 수는 없으니까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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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8.02 22:36:50

사티아 님,
하나님의 섭리에 철저하게 순종하면서
동시에 역사적 책임에 성실하다는 게 참으로 어렵습니다.
본회퍼도 그런 문제 의식을 가졌지요.
그의 옥중서신의 원제가
<항거와 순종>인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세상의 악에 항거하는 것과
하나님의 나라에 순종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거지요.
항거와 순종도 도식적인 거는 아닙니다.
오히려 변증법적 긴장이라고 봐야겠지요.
감사.

[레벨:1]머릿돌

2008.08.25 11:00:16

얼마전 본회퍼평전을 읽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믿음이 무엇인지 보여준 삶을 사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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