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0일 변론의 이유

조회 수 1428 추천 수 14 2008.07.19 23:15:24
2008년 7월20일 변론의 이유

예수께서 물으시되 너희가 무엇을 그들과 변론하느냐 (막 9:16)

오늘 성구는 아주 간결합니다. 예수님에게 거기 모인 무리를 향해서 무엇을 변론하는가, 하고 물으셨다고 합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질문은 아닙니다. 저는 이 질문 자체가 아니가 이 질문을 둘러싼 그 상황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그것은 곧 무리들이 변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가리키는데, 두 가지 관점으로만 살피겠습니다.
첫째, 문제가 있을 때 변론은 발생합니다. 여기서 변론은 조금 약한 단어입니다. 루터는 논쟁한다고 번역했는데, 원어에 더 가까운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자들, 무리들, 율법학자들이 모여서 서로 논쟁을 한 이유는 아이의 간질병을 고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근본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서로 말이 많기 마련입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많은 교회일수록 말이 많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시시비비에 치우칩니다. 거꾸로 신앙적인 문제가 해결된 교회는 그렇게 말이 많지 않습니다. 약간 다른 관점에서, 교회가 신앙의 본질에 천착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말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생명과 직접 관계된 것과 연결되지 않으면 마음이 허전해져서 말로 채울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인간 삶의 실존은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변론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바로 앞에서 문제가 있을 때 말이 많다고 했는데, 따지고 보면 인간 삶에는 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변론은 숙명인지 모릅니다.
오늘 한국사회에 변론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이야 어떤 목적을 위해서 말이 많은 건 어쩔 수 없지만, 교회도 말이 많은 건 자기 정체성의 위기가 아닐는지요.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이 세속 메스컴을 향해서 격정적인 말을 쏟아냅니다. 생명의 말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변론에 가깝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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