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 ‘어록’3(4)

조회 수 1583 추천 수 11 2008.06.09 23:12:42
2008년 6월10일 ‘어록’3(4)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막 8:36)

온 천하와 자기 목숨의 대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다른 건 접어두고 목회자와 관계된 한 가지 사실만 짚을까 합니다. 오늘 교회 지도자로 자처하는 우리 목사들은 목회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신학교에서도 이런 사명감을 강조하고, 목회 현장에 나오면 이런 요구가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목사들의 목회적 열정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리고 그들이 처한 상황이 달라서 도매금으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이 좀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구체적인 예를 들어야겠군요. 지난 주일에 어떤 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구 D교회의 권 아무개 목사님이 2만 신자와 210억 교회당 건축을 7년 계획으로 내세웠다고 합니다. 현재 그 교회 신자는 3천명입니다. 이런 계획이 그 교회만의 것은 아닐 겁니다. 비교적 잘 나간다는 교회의 목회자들은 예외 없이 이런 방식으로 목회의 꿈을 꾸고, 그걸 실현시켜나갑니다.
주변의 신자들을 닦달함으로써 그런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자기 목숨을 잃게 될 겁니다. 이 목숨은 선교, 또는 사명이라는 명분으로 성취하는 어떤 업적에 의해서 주어지는 게 결코 아닙니다. 거꾸로 그런 업적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직 하나님에게만 의존함으로써 주어지는 생명으로부터 멀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왜 그런지는 제가 굳이 일일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목사는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생각을 접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럴 능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그런 열정이 다른 사람의 삶까지 파괴할 개연성도 높습니다. 평생 치열하게 추구한 목회에 성공해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목사들은 우선 자기 구원에 천착해야 합니다.

[레벨:1]차가운열정

2008.06.10 20:26:44

일년 넘게 숨어서 좋은 글 많이 훔쳐(?) 보고 첨으로 댓글 달아 봅니다. 정목사님,반갑고 고맙습니다. 목사의"자기구원에 천착" ..... 감동받았거든요. 그래서 댓글달고요. 실은 한해동안 이런 감동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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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08.06.11 06:53:30

작열하는 태양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나는 굴모할(Flame of forest)과
벽돌사이를 뒤집어 파고들어 뿌리내리는 피팔나무(보리수)
그리고 걷는 걸음 걸음
지구 중심의 중력과 주고 받는 대화사이로 오고가는 생명있음.
'오직 하나님에게만 의존함으로써 주어지는 생명이 존재'로 느껴질때까지
그 날이 올 것을 믿으며
오늘이 담고 있는 이 거대한 무게를
내 일생의 하루로 담아봅니다.

제자훈련, 큐티식 성경읽기로 수십년 굳어진 습관들이 쉽게 벗어지지는 않지만
느린 황소걸음 쉬엄쉬엄 걷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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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6.10 23:40:49

차가운열정 님,
안녕하세요?
이 묵상을 좋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 다비아를 통해서 좋은 교제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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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6.10 23:43:10

사티아 님,
대글이 빛나는군요.
사티아 님은 짧은 글들을 잃다보면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는 하이데거의 경구가 자꾸 기억나네요.
오늘이 답고 있는 이 거대한 무게 앞에서
우리를 한 없이 가볍게 만들면서
하나님 나라를 향한 희망을 풍요롭게 만들어 보십시다.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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