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5일 주는 그리스도시다(23)

조회 수 1450 추천 수 16 2008.04.24 23:10:40
2008년 4월25일 주는 그리스도시다(23)

또 물으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하매 (막 8:29)

부활과 생명 경험에 관한 어제의 묵상이 어떤 분들에게는 너무 관념적으로 들렸을 것 같군요. 또는 다 아는 이야기처럼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게 바로 언어의 한계입니다.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언어가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언어 자체의 한계이기도 하고, 양 측의 전이해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족 같겠지만, 어제의 이야기를 조금 더 설명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에 생명을 경험합니까? 아니, 생명이 무언가, 하는 질문이 더 우선이겠군요. 이 두 질문을 그냥 함께 묶어서 생각해도 좋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어느 때 어떤 것을 통해서 정말 “살아있다.”는 경험을 할까요? 생명을 우리말로는 삶이라고 하는데요. 그것은 살아있는 것을 말합니다. 무슨 말이냐, 지금 내가 살아있는 거 아니냐, 하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예, 지금 우리는 살아있긴 합니다. 그러나 곧 죽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죽기 위해서 사는지 모르겠군요. 죽어야 한다는 명확한 사실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부조리라는 까뮈의 말은 옳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지만 이것은 시간이라는 범주에서만 타당한 말입니다. 앞으로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 중에서 이 세상에 살아남을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토대가 부실한 우리의 삶을 생명, 즉 “살아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표현을 좀 고쳐야겠군요. 그것을 궁극적인 생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잠정적인 생명입니다.
이런 잠정적인 삶에서도 어떤 정신적인 경지에 이르면 삶의 희열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순간에 묶여 있지만 영원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시인, 예술가, 음악가, 철학자들이 그런 경험을 합니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실체일까요?

[레벨:6]노큐

2008.04.25 10:24:57

목사님 예전에 예수님의 풍성한 삶이란 명제에 고민을 많이 했읍니다.현실의 삶이 아니었으니까요,타개책으로 교회와 영적선배의 조언대로 큐티와 기도와 제자훈련에 집중하려고 했읍니다. 물론 제대로 못했죠...
다비아를 안지 2년이 넘어가면서 이전의 풍성한 삶은 생각지 않게 되었네요. 이제는 다른 각도로 그것을 보게 되었으니까요. 초기 기독교의 신앙고백, 기독교이천년의 신앙고백의 배경을 알아가는 것이 요즈음 저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너무 막막해서 한번씩 손을 놓으려고 하다가도 이렇게 한번씩 목사님 말씀을 통해 끈을 이어갑니다. 언젠가 본가에 내려가면 (대구 시지동) 샘터교회에 꼭 한번 가보겠읍니다.
목사님 좋은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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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4.25 10:35:38

노큐 님,
큐티와 기도와 제자훈련은 방법론이랍니다.
그것 자체라 우리를 어떤 영적 세계로 끌어가는 건 아니에요.
그 내용이 중요하답니다.
그걸 노큐 님이 제대로 찾았군요.
초기 기독교의 신앙고백, 2천년 기독교 역사 등등을 알아가는 게
제가 보기에 최선입니다.
사람들은 그걸 지루하게 생각해요.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는 게 아니니까요.
대중가요만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고전음악의 세계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조금 지루한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길을 가야합니다.
왜냐하면 대중, 또는 통속 가요나 소설 등은
사람의 감수성과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에
고전 음악과 작품들은 소리와 생명의 존재론적 세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제가 또 관념적인 어투로 말했군요.
2천년 기독교의 고전, 그 중심으로 들어가는 게 최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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