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27일 주는 그리스도시다(25)

또 물으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하매 (막 8:29)

예술적인 경험, 시인들의 언어경험, 철학자들의 존재경험은 세속적인 소유를 통한 경험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이런 경험은 소유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지 않습니다. 배가 고파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에서 우리는 소유와 다른 삶의 경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런 그림 그리기와 음악 연주 등을 통해서 정말 살아있다는 경험을 합니다. 지난 인류 역사는 그런 행위들을 가치가 높은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이런 삶이 얼마나 가치가 높은지에 대해서 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훨씬 본질적인 차원에서 질문해야 합니다. 예술과 문학 경험이 정말 우리의 생명을 결정하는 걸까요? 거기에서 어떤 초월적 경험을 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살아있다는 게 바로 이거로구나 하는 경험 말입니다. 그러나 그게 얼마나 지속될까요? 베토벤이 어떻게 죽었을까요? 고흐가 어떻게 죽었을까요? 그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 충만감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숨을 거두었을까요? 물론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마 예수를 믿는 사람들도 여기에 예외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이렇게 생명의 충만감을 완벽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생명은 숨겨 있습니다. 창세기의 에덴동안 설화는 완전한 생명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것도 완전한 건 아니지요. 아담과 이브가 유혹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 완벽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인간의 생명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창조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하는 의심이 들겠군요. 하나님의 창조 문제는 차원이 좀 다른 겁니다. 그래도 일단 대답을 찾는다면, 하나님의 창조는 첫 창조로 끝난 게 아니라 종말론적 완성까지 지속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