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 케리그마(6)

조회 수 1516 추천 수 6 2008.05.12 23:32:23
2008년 5월13일 케리그마(6)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비로소 그들에게 가르치시되 (막 8:31)

예수님이 유대교의 지도자들에게 노골적으로 배척받았다기보다는 관심을 끌지 못했을 뿐이라는 어제의 묵상 내용이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군요. 자칫하면 복음서의 기존 흐름을 깨뜨리는 것 같아 보이니까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거기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객관적인 역사가의 눈으로 예수 사건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역사가의 눈이 모든 진리를 담보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기독교는 실증적 역사인 ‘히스토리’가 아니라 해석된 역사인 ‘게쉬히테’에 근거해서 세상 역사를 봅니다. 이런 점에서 마가복음 기자의 진술은 옳습니다.
예수님이 유대교의 지도자들에게 버림을 받아서 결국 죽임을 당했다는 말은 신학적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차원에서 해석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곧 예수님이 하나님으로부터도 역시 버림을 받아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실존은 인간으로부터의 버림과 하나님으로부터의 버림이라는 이중적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사람으로부터의 버림받음은 개인의 신념과 의지만 견실하다면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음은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십자가 처형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의 유기입니다. “엘리엘리 라마사박다니!”
케리그마는 바로 이 자리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인간과 신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는 그 자리 말입니다. 우리도 이 세상을 살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긴 합니다. 완전한 절망에 빠지는 일이 있습니다. 그 자리는 두렵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 예수님이 십자가 처형을 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단지 종교적 감수성으로만이 아니라 삶의 현실로 경험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그 어떤 삶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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