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집과 마을

조회 수 1468 추천 수 15 2008.03.28 23:09:48
2008년 3월29일 집과 마을

예수께서 그 사람을 집으로 보내시며 이르시되 마을에는 들어가지 말라 하시니라. (막 8:26)

장애를 치유 받은 이 사람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이르십니다. 집으로 가라, 그러나 마을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의 집이 마을 밖에 있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게 아닙니다. 이런 진술에는 마가복음의 고유한 신학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사람의 치유를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은 물론 가족입니다. 이 사람이 집으로 먼저 가야한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집은 개인적인, 비밀스러운 장소입니다. 예수님이 그의 장애를 치료했다는 사실은 메시아 비밀에 속합니다.
이에 반해 마을에는 시각 장애이의 치유를 기다리는 사람만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삽니다. 어쩌면 예수님을 의도적으로 박해하려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마을로 들어가는 일은 삼가야겠지요.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마을이 공적인 장소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장애 치유 사건은 공개적으로 떠벌일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마가의 신학을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소종파들의 어떤 비의(秘儀)처럼 숨는 게 아니라 저자거리에 확 드러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살펴보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늘 드러내놓고 다니시지 않았으냐, 하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을 이해하려면 두 가지 맥락을 전제해야 합니다. 하나는 기독교가 세상에 드러난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는 사실입니다. 마가복음 공동체가 놓인 ‘삶의 자리’는 여전히 숨어 있어야만할 상황이었습니다. 둘째는 아무리 세상에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메시아 비밀은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은 지금도 역시 비밀입니다.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레벨:2]운몽

2008.03.29 10:32:04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교정( 둘쨰 줄- 마음이 마을로)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정목사님이 보시기에 기독교가 세상에 드러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된 시기가 언제라고 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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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3.29 23:42:25

교정 감사드리구요.
교회가 세상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공식적인 차원에서 말한다면 313년의 밀랑 칙령 이후겠지만,
그 이전에 이미 그런 분위기가 무르익었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한 두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의 기독교가 통일되지 않았으며,
지역에 따라서 세상과의 관계도 서로 달랐으니까요.
유대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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