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7일 떡 일곱 개

조회 수 1730 추천 수 12 2008.03.06 23:19:42
2008년 3월7일 떡 일곱 개

예수께서 물으시되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이르되 일곱이로소이다. 하거늘 (막 8:5)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 수중에 떡이 몇 개나 있소? 제자들이 갖고 있는 떡의 숫자를 정말 알고 싶어서 이렇게 질문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예수님이 아니라 그곳에 모였던 모든 사람들은 떡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물을 필요도 없는 걸 물으신 이유는 제자들이 자신들의 실존을 정확하게 인식하기를 원하셨던 게 아닐는지요. 사태를 직면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떤 어려운 문제 앞에 섰을 때 많은 사람들은 막연한 두려움에 빠지거나 무조건 하나님에게 매달립니다. 현실도피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그것을 기독교 신앙의 본류인 것처럼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그게 아닙니다. 기독교 신앙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들을 사실적으로(sachlich) 접근합니다. 그 어떤 사건이나 현상도 두 눈 부릅뜨고 직면합니다.
구약성서에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파렴치한 사건에 대한 묘사가 적지 않습니다. 더러운 전쟁, 추악한 권모술수, 근친상간 등등, 성경에서 삭제했으면 좋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성서기자들이 그런 것들을 숨기지 않은 이유는 이런 인간의 현실을 외면한 채 하나님의 구원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제자들은 떡 일곱 개가 남아 있다고 대답합니다. 거기 모인 군중들의 크기에 비하면 일곱 개의 떡은 마치 코끼리 앞의 비스킷 같습니다. 이런 대답을 하는 제자들의 심정을 어땠을까요? 미리 먹을거리를 준비하지 못한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을까요? 이런 데 이르기까지 군중들을 붙잡아 놓은 예수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었을까요? 성서기자들은 이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제자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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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4]임마누엘

2008.03.07 09:37:51

성서기자들이 전하려는 것이 오직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자주 잊는것 같습니다..
그 대신 성경의 관심이 오로지 '나' 인것 처럼 사는 것 같습니다.

이게 참 안되는군요...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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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3.07 23:17:34

임마누엘 님,
결혼, 신혼여행 등등,
다 잘 되었지요?
보고서 한 보따리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슬그머니
이렇게 성서묵상의 대글로 밀고 들어오기요?
전적으로 다른 것으로 우리의 관심을 돌리는 것이
우리가 성서에서 배우는 또 하나의 영적 태도겠지요.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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