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7일 오병이어 (33)

조회 수 1426 추천 수 4 2007.08.26 23:22:57
2007년 8월27일  오병이어 (33)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오병이어를 떼어내는 예수님의 손은 아마 노동자의 그것처럼 투박하고 단단했겠지요. 굳은살이 박이고, 상처도 났고, 힘줄도 확 드러났겠지요. 나무를 직접 손으로 다루는 목수로 평생을 살았으니 그의 손이 오죽하겠습니까?
예수님의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명화를 보면 그의 손이 섬섬옥수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생김새도 완전히 서양의 전형적인 미남을 닮았습니다. 수년 전에 영국의 어느 학자가 예수님의 얼굴을 컴퓨터로 재생해낸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평범한 유대인 노동자의 모습을 복원한 것입니다. 명화로 전해지는 모습과 정반대였습니다. 예수님의 실제 모습을 완전하게 찾아낼 수는 없지만, 위의 두 그림 중에서 비교적 가까운 쪽을 택하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후자이겠지요.
오늘 우리는 예수님이 목수였는데도 불구하고 목수의 손을 잊고 살아갑니다. 오늘 우리는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곡식을 거둬들이는 농부의 손을 잊고 삽니다.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 그물을 던지고 끌어당기면서 고기를 잡는 어부의 손을 잊고 삽니다. 김치를 담그고 설거지를 하는 살림살이의 손을 잊고 삽니다. 거기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합니다. 그 손이야말로 오병이어를 떼는 손인데도 말입니다. 대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손, 카드를 긁는 손, 돈을 세는 손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 그 이후, 서비스와 IT 시대에 사는 우리가 농부의 손만을 무조건 미화할 수는 없겠지만 땅과 접촉하면서 살아가야 할 인간은, 아니 그 땅을 질료로 만들어진 인간은 여전히 목수의 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을 망각해 가는 속도와 우리가 생명의 토대로부터 소외당하는 속도는 정비례하는 게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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