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오병이어 (38)

조회 수 1427 추천 수 6 2007.08.31 23:01:42
2007년 9월1일  오병이어 (38)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어제의 묵상에 저는 부끄러운 우리의 손에 거룩한 오병이어가 담겨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거룩한 오병이어’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앞으로 당분간 ‘거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겠군요.
저는 모파상의 <비계 덩어리>라는 단편 소설이 기억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독일군이 프랑스를 공격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기 위해 마차를 탔습니다. 수녀, 공장 사장, 교사 등등의 사람들이 좋은 자리에 앉아 있고, ‘비곗덩어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 동네의 창녀가 한쪽 구석에 자리했습니다. 일행들은 창녀를 흉보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자리에 앉았다는 것 자체를 아주 불쾌하게 생각하면서 피난여행을 계속했습니다. 그들이 도착한 마을은 이미 독일군에게 점령당한 곳이었습니다. 자신들이 민간인이니 그냥 지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독일군 장교에게 부탁합니다. 그 장교는 한 여자를 오늘밤 자기에게 보내주면 무사히 통과시켜주겠다고 합니다. 일행은 창녀를 설득합니다. 수녀까지 나서서 독일군 장교와 동침하라고 권유합니다. 독일군 장교에게는 몸을 팔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창녀는 일행의 안전을 위해서 결국 독일군과 동침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시 마차에 올라탄 일행은 겨우 몸만 빠져나온 창녀를 향해서 “역시 비곗덩어리는 어쩔 수 없어.”하고 흉을 봅니다.
모파상은 그 당시 기독교 경건주의로 포장된 유럽인들의 도덕성을 고발합니다. 누가 과연 비곗덩어리인가, 하고 말입니다. 이 고발은 오늘 우리에게도 유효합니다. 우리의 거룩성은 종교적 무늬로 보장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거룩한 구석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예수의 거룩성이 전가될 뿐입니다.

[레벨:0]도루박

2007.09.01 00:18:38

참 좋은 말씀입니다. 오병이어에서 거룩성의 전가까지 이끌어내실 줄 몰랐습니다. 많이 읽었던 말씀이지만 거기까진 생각지 못했습니다. 오병이어를 먹고도 제값을 못하는, 거룩성의 전가는 커녕 바라바를 원하는 군중처럼 세속성을 추구합니다. 찢기고 씹혀서 철저히 남의 생명을 위해 사라지는 그 거룩성, 나로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지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 주여 내가 믿사오니 나의 믿음없음을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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