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2일 손님방

조회 수 1403 추천 수 18 2007.06.22 09:44:13
2007년 6월22일  손님방

또 이르시되 어디서든지 누구의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곳을 떠나기까지 거기 유하라.(막 6:10)

예수님의 파송을 받은 제자들은 이제 방랑의 길을 떠나야 합니다. 방랑의 길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시행세칙이 제시되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어떤 집에 들어가든지 떠날 때까지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그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정확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전도의 효율성을 위해서 거처를 옮기지 말라는 것인지, 자주 옮기다보면 위험에 노출된다는 경고인지 궁금하지만 그냥 묻어두어야겠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간접적으로 그 당시에도 손님들을 귀하게 맞는 습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집이 그렇지는 않았겠지요. 생각이 없을 수도 있고,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마을에서 방랑객들이 최소한 잠자리와 먹을 걸 얻을 수는 있었을 겁니다.
이런 전통은 아브라함 전승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는 나그네를 잘 대접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결국 천사를 대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 덕분에 소돔에 사는 조카 롯의 식구들을 구해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천사 덕분에 아들 이삭을 낳게 되리라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절에는 손님들이 묶을 수 있는 방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그들은 찾아온 손님에게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느냐 하는 질문을 일절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삶의 연원과 종착지를 모른다는 불교철학이 거기에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지 손님을 따뜻하게 맞는 습관은 좋아 보입니다.
요즘의 거주방식이 아파트라서 우리는 손님방을 따로 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에라도 손님방을 마련할 수는 있겠지요. 부지불식간에 주님의 제자들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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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7.06.22 22:18:53

소은 님,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것 같군요.
제 짧은 묵상에 훨씬 깊은 해석을 덧붙이셨네요.
머물러 배우라,
나의 권리라는 턱없는 생각.
덕분에 저도 오늘 한 생각, 잘 배웠습니다.
이 장마 기간에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레벨:3]가온

2007.06.24 21:53:45

또 어느 교회로 부임하든지 그곳을 떠나기까지 그곳의 형편이 어떠하든지 간에 주어진 분복으로 알고 거기 거하라. 또 어느 직장에 입사하든지 그곳을 떠나기까지 그곳의 상태(재정, 비젼, 구조)가 어떠하든지 간에 사명으로 알고 그 직장에 최선을 다하라. 또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든지 그 사람이 죽기 전까지 그 사람의 인격이 어떠하든 간에 그 사람이 하나님이 보낸 사람인 것을 믿고 그 사람에게 최상의 정성을 쏟으라.... 뭐 이런 말씀이 아닐까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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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7.06.24 21:56:53

가온 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본문 말씀이 훨씬 생생하게 다가오는군요.
감사.

[레벨:3]가온

2007.06.24 21:58:10

아참. 마음에 있어야 할 손님방은 이미 가득 차서 빈 방이 없네요. 쩝! 걱정 손님, 속 상한 맘 손님, 내일 일 손님 등으로 손님 방 성업 중입니다. 어서 빨리 새 손님 맞이 대청소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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