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26)

조회 수 1046 추천 수 0 2018.02.06 20:34:22

(26)

몇몇 반론이 가능하다. 목사의 구원 문제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 한국교회의 현실을 외면한 채 신학적인 이상에만 치우친 거 아니냐? 자기 구원에만 천착하고 목회는 등한히 해도 좋다는 말이냐? 반론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쉬움은 토로할 수 있다. 그런 입장과 주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목사로서의 진정성을 상당한 정도로 확보하면서도 교회를 성장시킨 목사들도 많다. 그들을 향해서 자기 구원을 위해서 하나님에게 더 집중하라는 나의 주장은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목사의 구원은 목회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 주어진다는 사실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다음이다. 목회 행위는 눈에 확 들어오는 반면에 하나님과의 관계는 들어오지 않는다. 목회를 성공적으로 잘하면, 그리고 운이 따르면 교회가 성장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목사가 된다. 이런 쪽의 일들은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되어 있다. 반면에 하나님과의 관계는 진도가 잘 안 나간다. 예를 들어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의 선포를 생각해보자. 이게 실질적으로 느껴져야 하나님과의 관계가 무엇인지 손에 들어온다. 하나님 나라는 생명의 나라이기 때문에 생명을 이해하는 것만큼 하나님 나라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목사들이 이해하는 생명이 생물학과 사회학과 인문학의 차원에서도 부족할 게 없을 정도로 깊이가 있어야만 그가 가까이 온 하나님 나라를 실질적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느낌과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목사는 어쩔 수 없이 목회 행위에만 매달린다. 내 생각에 우리 목사들은 목회 행위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훨씬 더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허술하게 대하는 순간 하나님과의 관계는 아침 햇살에 증발해버리는 안개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설명을 불편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루터의 솔라 피데개념이 가리키고 있는 신앙의 능력을 무시한 당시 로마가톨릭 교권주의자들처럼.


[레벨:5]김대원

2018.02.06 20:54:00

목사님 글은 조직신학이 철저한 삶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해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구원자이시다”라는 너무나 쉬운 명제가 이렇게 깊다니요! 이렇게 매섭다니요! 한편으로는 눈물나도록 감사하고, 다른한편으로는 떨리도록 무서운 말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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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2.06 21:27:54

하나님 밖에서는 그 어떤 안식도 없다는 어거스틴의 기도에서 볼 수 있듯이 

성서와 기독교 교리는 철저하게 삶의 문제에 직결되어 있습니다.

 '감사와 떨림'이라는 김대원 님의 경험을

바이올린 줄처럼 계속 탱탱하게 유지해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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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2.07 11:39:15

"자기 구원에만 천착하고 목회는 등한히 좋다는 말이냐?"

이 문장에서 '도'자가 탈락한 것 같습니다. 글이 안되는 건 아니나 어색합니다.^^;;


그리고 "목사구원"을 나의 구원으로 제목을 바꾸어 읽어 보고 있습니다.

소감은 답답하고, 절망스럽다는 게 제 느낌입니다.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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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2.07 20:38:27

오자를 짚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중에 책으로 묶어낼 때 도움이 됩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생각하는 '목사 구원은'

당연히 모든 기독교인의 구원에 해당됩니다.

제가 완전한 답을 드리는 건 아니고

최소한 그걸 신앙의 핵심 주제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런 점에서 우리 기독교인의 삶은 구도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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