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76)

조회 수 1053 추천 수 0 2018.04.17 20:40:48

(76)

돈은 많을수록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노골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심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심정적으로 이해는 가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 돈은 좋게 봐서 책이나 골동품이나 자동차처럼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다. 소유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할 수는 있지만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지 못하는 것처럼 돈 자체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 아니다. 궁핍한 분들은 이런 말을 듣고 저 사람 먹고 사는데 걱정 없으니 저런 말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고상하다고 여기는 책만 해도 그렇다. 목사들 중에서도 장서 마니아들이 제법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책이 많으면 일단 지식인 행세를 할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을 바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도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장서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니라 너무 많은 책은 결국 살아가는데 짐이다. 실제로 이사를 다닐 때 책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가난한 신학생 때부터 책을 꾸준히 구입했고, 지금도 필요한 책은 구입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책을 줄이려고 한다. 10년 쯤 전에 대구성서 아카데미 연구소를 옮기면서 상당한 양을 신학생들과 후학들에게 나눠주었다.

너무 많은 책은 실제 삶에서 짐이 되듯이 너무 많은 돈도 역시 짐이다. 돈이 우리를 노예로 삼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노예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 돌을 등에 지고 달리기 시합에 나설 수 없는 것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는 예수의 제자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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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4.18 11:05:26

물질의 소유가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것은 맞습니다.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지 못한다는 말씀엔 공감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무거운 짐을 애써 만들어서라도 지고 가려는

목사들이 도처에 널린 것같습니다....


부활에 대한 소극적태도는 연대와 투쟁이라고 하셨는데

이 또한  민중에게 전가되는 짐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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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4.18 20:46:22

'연대와 투쟁이... 민중에게...'라는 표현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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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4.18 21:39:42

부활절 셋째 주일 설교 '예수의 살과 뼈' 중 '부활의 현실성 , 살과 뼈' 내용 중,


"소극적인 차원은 이 세상을 생명 지향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라면, 적극적인 차원은 자신의 삶과 세상을 창조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전자에 필요한 것은 연대와 투쟁이고, 후자에 필요한 것은 영적인 통찰력입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교회 개혁은 성도(민중으로 봤습니다)의 몫이라는 의미로 받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무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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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4.19 21:18:55

예, 설교와 연동해서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설교에서도 연대와 투쟁을 일부 사람들의 몫으로 돌린 건 아닙니다.

살과 뼈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부활을 실질적인 것으로 경험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목사나 일반 신자 구분 없이 그런 연대와 투쟁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도 이런 연대와 투쟁의 하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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