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춤꾼 소녀

조회 수 1258 추천 수 9 2007.07.04 09:40:18
2007년 7월4일  헤롯의 생일

헤로디아의 딸이 친히 들어와 춤을 추어 헤롯과 그와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한지라. 왕이 그 소녀에게 이르되 무엇이든지 네가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내가 주리라 하고 (막 6:22)

마가복음 기자가 끌어가는 이 이야기는 이 대목부터 속도가 붙습니다. 헤로디가의 딸이 직접 춤을 추었다고 하네요. 이 장면에서 독자들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낌새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공주는 이렇게 대중 앞에서 춤을 출 수 없었다고 하네요. 어떤 성서학자는 헤로디아의 딸이 바로 헤롯의 후처, 또는 정부였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성서기자는 역사적 사실을 전하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는 예수를 증거 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역사적 사실성이 좀 떨어지는 것들도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어쨌든지 우리는 성서기자가 전하는 내용을 일단 따라가는 게 좋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헤롯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큰 소리쳤습니다. 술기운도 여기에 한몫 했겠지요. 헤롯은 그 소녀가 기껏해야 옷이나 반지를 원할 거라고 예상했겠지요. 별 깊은 생각 없이 던진 말 한 마디가 엄청난 결과를 빚게 됩니다.
역사는 우연한 일들이 겹쳐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요즘 함께 묵상을 나누고 있는 이 대목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다음으로 가장 불의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처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허탈한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선구자였던 그의 죽음이 한 소녀의 춤으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생일잔치에 초청받은 사람들이 헤롯이 듣고 기분 좋을 말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우연들이 겹쳐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몰고 왔습니다. 역사의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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