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오병이어 (96)

조회 수 1461 추천 수 14 2007.10.29 23:07:51
2007년 10월30일  오병이어 (96)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떡을 먹은 남자는 오천 명이었더라. (막 6:43,44)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 기도하라는 주님의 말씀과 오병이어의 기적을 구하는 이들에게 하늘의 빵을 구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은 상충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기도가 가르치는 일용할 양식은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먹을거리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 기도하라는 말은 생존의 아래층으로 마음을 낮추라는 말씀이기도 하고, 하나님이 이미 그것을 허락하셨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생존의 아래층은 바로 존재의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서만 우리의 영성은 살아납니다. 현재 살아있다는 사실에 우리의 모든 관심을 집중시킬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워지고, 구원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일용할 양식은 바로 그런 사실의 징표입니다.  
그 아래층까지 우리의 마음을 낮춘다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못합니다. 그 이유는 오늘 우리가 이 세상의 경험에 완전히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풍족하지 않으면 불편하다고 가르칩니다. 돈이 없으면 자식 교육도 힘들고, 갑자기 큰 병이 들었을 때 병원을 찾아갈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경우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우리는 가난을 저주라고 여깁니다. 말이 일용할 양식이지 실제로는 그것으로 결코 만족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런 세상경험에 묶이는 강도만큼 우리는 하나님 나라로부터 멀어집니다. 이런 경험의 사슬로부터 나를 풀어내고 하나님 나라로 돌아서는 것이 신약성서가 말하는 회개(메타노이아)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임했다는 예수님의 외침은 곧 이 세상의 경험을 철저하게 상대화하라는 요구입니다. 율법과 정치적 경험을 상대화하라고 말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이렇게 자유로워진다면 우리는 진정한 마음으로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며, 그것을 하늘의 양식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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