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4일 귀신들린 사람 (20)

조회 수 1342 추천 수 21 2007.04.24 07:41:29
2007년 4월24일 귀신들린 사람 (20)

그들이 예수께 그 지방에서 떠나시기를 간구하더라(막 5:17)

마을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그간에 벌어진 자초지종을 다 들은 후에 보인 반응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떠나시오.” 그들이 예수님에게 사정을 했는지 강요했는지 위협했는지는 제가 헬라어를 자세하게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예수님을 그 마을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싶어 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예수님이 해결해주었다면 동네에 모시고 들어가서 큰 잔치를 베풀고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쫓아낼 생각을 하다니 참으로 딱합니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요?
다른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게 불편했을 겁니다. 그들이 귀신들린 사람과 같은 마을에 사는 걸 귀찮게 여겼듯이 예수님이 자기 마을로 들어오는 게 싫었겠지요. 그렇다면 그들은 결국 귀신들린 사람이나 예수님을 똑같이 대했다는 말이 되는군요.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두 가지 종류의 대상과 함께 있는 걸 못 견뎌하는 것 같습니다. 한쪽은 귀신들린 사람으로 대표되는 사회 부적응자들이며, 다른 한쪽은 진리를 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사회 부적응자들은 그들의 삶을 끌어내리기 때문에 불편하게 만들고, 진리를 행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불편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이 살아오던 그런 삶의 틀이 유지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도 표면적으로는 예수님을 따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예수님을 귀찮게 여기는 건 아닐는지요. 신앙적으로 무식하게 사는 것도 싫지만 신앙의 깊이에 들어가는 것도 싫어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이런 것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익숙한 것에만 머물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레벨:0]두지랑

2007.04.24 14:03:28

인간의 삶을 돌아볼 때 생의 양 극단은 두려움 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삶 이전의 근원에 대해서도 그리고 죽음 이후의 영원에 대해서도 두려움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간의 이성적 지식으로 알지 못하고 풀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눈 감고 입 다물고 가만히 있을 수 도 없습니다. 너무나 깝깝하고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것은 신앙과 종교의 몫이겠지요.

이러한 관심을 바라보는 자세가 어떠한가를 생각해 봅니다. 시간의 영원성이 실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내적 심리 작용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일 뿐인지 아니면 그저 저도 아닌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삶의 경험이 가르쳐주고있습니다. 귀신들린 사람의 경우처럼요. 다만 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비정상적인 사람이나 비상식적인 사건을 마주하게될 때 이를 대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새로운 틀을 만들어내는 것이 종교가 아닌가 하는 인문학적 이해를 가지게 합니다.

또다른 측면으로는 여기에 실제적인 차이나 변화가 나타나는지의 여부입니다. 동일한 외양과 모습을 갖춘 종교적 의식이 현실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와 실제로 엄청난 변화가 가져오는 경우가 있거던요. 마치 요술이나 주술을 부리듯 이해할 수 없는 현실적인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면 이러한 놀라움은 한 순간의 기억으로 그칠 수 없게 됩니다. 변화와 능력을 체험하는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쉽게 발을 들여 놓을 수는 없습니다. 너무나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두려움에서 도피하기 위하여 헛일같은 맨땅파기 작업을 하며 땀을 흘리고 현실세계 속으로 몰두함으로 망각 속으로 숨어 버리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기까지 합니다. 밤과 낮이 뒤바뀌어 버리고 일과 잠이 도치되어 버리니 신과 인간도 그 자리를 뒤바꿔버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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