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3일 두려움 (8)

조회 수 1405 추천 수 20 2007.04.03 08:10:45
2007년 4월3일 두려움 (8)

그들이 심히 두려워하여 서로 말하되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 하였더라.(막 4:41)

4월1일, FTA반대 집회에 참석한 어떤 분이 분신자살을 기도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FTA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데까지 나갔겠지요. 몇 년 전에서 우리 농부 한 분이 미국에 열리는 세계화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가 할복자살을 한 일도 있습니다.
저는 FTA 체제가 아무리 악하다 하더라도 그런 것 때문에 우리의 생명까지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보면 ‘공자왈’ 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민주, 자유, 통일, 생명 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서 반생명적인 생각을 발견할 때가 많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특히 이런 운동을 주도하는 분들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자신들의 대중선동이 생명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려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욕먹을 각오로 한 마디 해야겠군요. 제가 보기에 FTA는 우리의 생명을 걸어야 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경제논리에 불과합니다. 그것의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오늘의 세상에 경제논리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대학마저 경제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마당에 국제 무역의 경제논리를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어떤 점에서 FTA를 극단적으로 부정하는 분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경제만능주의에 빠져 버린 게 아닐까요?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은 생명지향성 회복에 놓여 있는데, 자신의 생명을 파괴하다니요.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생명 경외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입니다. 생명은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 말고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없습니다. 분신자살을 시도한 분이 위독하다는데, 쾌유를 진심으로 빕니다.

[레벨:28]첫날처럼

2007.04.03 13:50:45

전여옥이 그런 말을 했다죠... " FTA와는 관계 없는 막장 인생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버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안타깝다" 전여옥이 어떤 인간인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번에 여실히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끝에 " 안타깝다"는 이야기는 어찌나 가증스럽게 들리는지...

허세욱씨는 원래 철거민 출신이었다고 하네요... 사회 운동가들이 헌신적으로 자신들의 일을 자기들 일처럼 몸을 던져서 투신하는 것을 보고는 감명을 받아서, 택시 기사를 하면서 한 달에 100만원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면서, 힘든데도 꼭 쉬는 날은 시위 현장에 나와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던 분이었답니다...

물론 자신의 생명을 쉽게 생각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꼭 그 방법이어야 했냐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고통 속에서 약간의 의식이 들어 문병 온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신다는 말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망 확률이 70-80% 라고 합니다... 식도 흡입 화상일 가능성도 높다고 하네요... (전태일 열사도 식도 흡입 화상으로 그렇게 괴롭게 죽어갔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방법으로든 그 분께 참된 안식을 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전여옥이 말대로 "자신과 관계 없는 일"을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고 자신을 불사른 그 마음의 진실만은 너무도 거룩하고 숭고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분 앞에서 할 말이 없네요... 살짝 찰과상만 입어도 엄살 떨고 죽을까봐 벌벌 떠는 저 자신이 너무나 비루하게 느껴집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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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7.04.03 14:02:03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는 말씀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분의 행위에 대해서 누가 콤멘트를 할 수 있겠어요.
오늘 시대정신이, 이 문화가 생명파괴의 속성으로 나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요.
황사가 지나고 봄볕은 화사한데,
기분은 그게 아니네요.
그래도 부활절이 온답니다.
생명의 완전한 발화 사건인 예수의 부활이
죽임과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기를 기도하고, 희망합니다.

[레벨:28]첫날처럼

2007.04.03 14:46:06

한 사람의 엄숙한 죽음의 상황을 조롱하듯 이야기 하는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은 차치하고, 또한 한 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특정한 정치세력들에 의해서 이용가치로 전락하게 될 그런 현실도 비정하게 느껴집니다...

예수의 죽음도 종교가들에 의해서 그렇게 비정하게 이용당해왔지 않나 싶습니다... 부활절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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